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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서 닮는다, 순간포착 지존

불완전한 기억력 때문에 만들어진 시장이 여럿 있다. 그중 하나가 카메라다. ‘똘똘한 녀석’ 덕분에 내 얼굴이 점점 변해가는 것을, 우리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인간의 어렴풋한 기억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기술의 진보 덕이다.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온 카메라, 그리고 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카메라. 이 두 기기의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칼자루는 우리 손에 달렸다. 선택해 보라. 돌쟁이 아이의 첫걸음, 명절 고향집에서 오랜만에 만난 누이, 졸업식과 입학식에 꽃다발을 들고 모인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의 생일…. 당신이 이 장면을 기억하기 위해 꺼내 들 기기는 무엇인가. 스마트폰인가, 카메라인가.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트위터에 티저 광고가 하나 올라왔다. ‘나는 차세대 갤럭시다. 언팩에서 나의 비전에 영감을 받으라’. 불과 17초짜리 이 광고에서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마치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듯한 이미지였다. 갤럭시S6는 전작의 부진을 털기 위해 삼성전자가 승부수로 내놓은 야심작. 최대 2000만 화소 이상의 후면 카메라와 전면엔 500만 화소급 카메라를 장착하고, 일반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 손떨림 방지(OIS) 기능 등을 더했을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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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1일 공개되는 갤럭시S6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스마트폰 업계만이 아니다. 카메라 업체들도 스마트폰의 진화에 전에 없이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블랙홀처럼 다양한 전자기기의 기능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등장은 1920년대 ‘라이카’ 카메라가 시초였다. 이를 시작으로 필름카메라 시장이 성장했다. 이후 81년 소니가 필름 없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의 원조가 되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후 일본 업체들이 디지털카메라를 속속 출시하면서 디지털카메라는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통상 ‘디카’라고 불리는 제품이 이것으로, 편의성이 강조된 콤팩트 카메라였다. 보다 실제에 가까운 사진을 갈망하던 전문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게 99년 니콘이 내놓은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 D1이다. 디지털카메라의 저변이 전문가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카메라 시장은 새로운 급성장의 전기를 맞기 시작했다.

 광학 기술의 발전은 카메라 시장의 변화만 불러오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휴대전화에 10만 화소짜리 카메라 장착을 시작으로 카메라 기술은 휴대전화 속으로 들어갔다.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한층 진화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그 변신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통상 ‘셀카’라고 부르는 자가 촬영과 개인 블로그 붐의 열풍은 광학 기술과 스마트폰 기술의 융합을 불러일으켰다. 2007년 아이폰이 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고, 이듬해 나온 LG전자 G1은 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썼다. 이후 매년 스마트폰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화소 수를 늘려 올해는 2000만 화소 스마트폰 카메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용 ‘렌즈’까지 나오면서 기존 카메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폴라로이드다. 미국 폴라로이드는 즉석사진기를 세계 최초로 내놓은 혁신적인 회사였지만 2001년과 2008년 두 차례나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었다. 실패를 거듭했던 이 회사가 최근 내놓기 시작한 것은 엄지손가락 절반 크기의 작은 카메라 렌즈다. 스마트폰에 붙여 쓸 수 있는 것으로 ‘셀카 렌즈’로 불린다. 직경이 약 35㎜로, 사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카메라에 이 셀카 렌즈를 대고 고정시키면 된다. 2만원대 투자로 0.4배 비율로 약 150도의 화각을 확보할 수 있다.

 정통 카메라 업체들은 앞선 기술로 스마트폰 견제에 나서고 있다. 캐논은 최근 5000만 화소급 DSLR카메라와 미러리스카메라, 일반 카메라 신제품을 선보였다. 전략 제품인 EOS 5Ds는 세계 최초로 5060만 화소의 35㎜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사실감 넘치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기존 디지털카메라와 DSLR카메라의 장점을 합친 ‘미러리스카메라’ 역시 개선됐다. 동영상이나 라이브 뷰 촬영을 할 때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저장과 감상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이미지 저장장치 ‘커넥트 스테이션 CS100’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을 찍은 뒤 이 기기에 카메라를 갖다대면 자동으로 촬영한 사진을 저장할 수 있다. TV와 연결해 촬영한 사진을 거실에서 손쉽게 볼 수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최근 4000만 화소 화질로 사진 촬영이 가능한 미러리스카메라 신제품(OM-D E-M5 마크2)을 내놨다. 카메라를 손에 들고 뛰며 동영상을 촬영해도 초점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손떨림 보정 기술을 강화해 ‘영화’급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역시 2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자동 초점 속도를 높인 미러리스카메라 ‘NX500’을 올해 전략 제품으로 밀 예정이다.

  글=김현예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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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