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우리말 바루기] '구정'이 아니라 '설'이라 불러 주세요

내일이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설은 추석·한식·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의 하나이며,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다. 설날은 정월 초하루, 즉 음력으로 1월 1일이다. 구한말 양력이 들어온 이후에도 여전히 이날에 설을 쇠고 있다.



 설은 일제 강점기 시련을 겪는다. 한일병합(1910년)으로 일본 식민통치가 본격화하면서 일제는 우리 문화와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우리 명절을 부정하고 일본 명절만 쇠라고 강요했다. 특히 우리 ‘설’을 ‘구정’(옛날 설)이라 깎아내리면서 일본 설인 ‘신정’(양력 1월 1일)을 쇠라고 강요했다. 이때부터 ‘신정(新正)’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일제는 (음력)설을 쇠지 못하게 1주일 전부터 방앗간 문을 열지 못하게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일본 명절인 양력설을 쇠게 했다. 우리 국민은 양력설을 ‘왜놈 설’이라 부르면서 음력설을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고수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음력설이 없다. 일찍부터 서양 문물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일본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음력을 버리고 양력만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설도 양력 1월 1일로 바꿨고 지금도 양력설을 쇠고 있다.



 일제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곡절을 겪었다. 박정희 정권 때까지는 음력설을 인정하지 않았다. 1985년 5공 정부는 음력설을 ‘민속의 날’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89년에야 정부는 음력설을 ‘설’이라 명명하고 사흘간 휴무를 주는 대신 양력설에는 하루 휴무를 정했다. 이렇게 해서 설은 제자리를 잡게 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원래 ‘신정’ ‘구정’이란 개념이 없었다. 이들 이름은 일제가 설을 쇠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설을 ‘구정’이라 격하한 데서 연유했다. 따라서 가급적 ‘설’ 또는 ‘설날’을 ‘구정’이라 부르지 않는 게 좋다. ‘양력설’ ‘음력설’이라는 명칭도 마찬가지다. ‘설’은 원래 음력 1월 1일에만 존재하는 우리 전통 명절이다.



배상복 기자





▶ [우리말 바루기] 더 보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