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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화 곳간 넉넉 … "일본과 맞교환 안 해도 문제 없다"

한국과 일본이 14년을 이어온 통화스와프(맞교환)를 중단했다.

 16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한국과 일본 중앙은행 간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은 예정대로 오는 23일에 만료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은행(BOJ)과 일본 재무부도 이날 같은 내용의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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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통화스와프는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협약 아래 맺은 계약이다. 외환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국이 100억 달러 상당의 원화를 맡기고 일본에게 미화 100억 달러를 받아오는 방식이다. 반대로 일본이 외환위기에 처하면 한국이 100억 달러에 해당하는 엔화를 받은 뒤 보유하고 있던 100억 달러를 내준다. 원화와 엔화를 직접 맞바꾸는 두 나라 사이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2013년 7월 이미 끝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여유 있는 반응이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민경설 과장은 “양국 간 경제 상황 등을 볼 때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고 끝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에선 경제적 의미보다 정치적 의미가 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2012년 일본 정부가 독도 이슈를 들고 나오며 한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쓴 게 통화스와프였다. 외환사정에 민감한 한국의 약점을 건드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는 오산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한국의 외화곳간이 갈수록 넉넉해지고 있어서다. 외환사정을 좌우하는 3대 요인인 ▶통화스와프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모두에서 한국은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5개국과 다양한 통화로 구성된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중국 560억 달러, 인도네시아 100억 달러, 아랍에미리트 54억 달러 등 체결 당시 달러화 가치로 환산한 규모가 1290억 달러에 달한다. 홍승제 한은 국제국장은 “이번에 종료되는 한·일 통화스와프를 제외하고도 1190억 달러 상당 스와프 계약분이 남아있다. 충분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나라 경제 크기를 감안한 외환보유액이나 경상수지 규모에서 한국은 오히려 일본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08년 이후 쉬지 않고 증가해 지난해 말 사상 최대인 3636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27억 달러 넘게 감소했다.

 경상수지 흐름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처지가 확연히 엇갈린다. 외환보유액이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게 모아둔 ‘적금’이라면 통화스와프는 급할 때 인출해 쓰는 ‘마이너스통장’, 경상수지는 달마다 꾸준히 들어오는 ‘월급’격이다. 한국은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6%가 넘는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쌓았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2분기, 3분기 연속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봤다. 한국 정부가 “한·일 통화스와프를 연장 안해도 상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배경이다. 한은 서정민 국제금융협력팀장은 “한국의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상황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이번 협정 종료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참고했다”고 말했다.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스와프는 위기가 왔을 때 활용하는 임시방편이다. 한국 정부는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확대해왔는데 경제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문제로 연장 또는 중단이 결정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화는 통화전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정부 정책도 소극적이다. 국제 결제 통화로서 원화의 위상 제고란 근본적 해법과 노력 없이는 외환위기에 직면했을 때 선진국에 급하게 통화스와프를 요청하는 일을 반복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조현숙 기자, 세종=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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