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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금융사고 기기, 타직종과 비교해본 은행원의 봉급|처우개선 앞서 직업윤리 확립을

은행원이 전주와 짜고 사채를 중개하거나 특정기업용에 편의를 제공하고 거액의 커미션을 받았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마다 금융인들은 더욱 어깨를 움츠린다.

행장이나 지점장 등 주요 간부들이 구속되면서 은행원의 타락을 질타하는 소리가 높아 질수록 어떻게 어려운 세파를 헤쳐 나갈 것인지 곰곰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은행에 남아 있을 수 있는가 하면 은행원들은 회의도 하고 고민스러워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임금문제다.

대리급은 단자보다 52%나 적어|행원 69%가 금전사고 경험|"기회 있으면 떠나겠다"… 이탈현상 큰문제

창구사고가 연달아 일어나 드러 내놓고 대우를 잘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거니와 설득력도 없다. 자연히 은행원의 임금문제는 한편으로 밀려나고 있다. 정부가 저임금을 부르짖고있는 마당에 은행원만 봉급을 올리겠다고 할수는 없다.

<과장 나이에 대리>

은행창구를 찾는 고객에게는「대리」는 무척 높은 자리다. 대리에게 잘만 보이면 몇 백만, 몇 천만원의 가계자금은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 대리의 초임이 39만5천5백50원 (금융수당포함) 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 모두들 믿지 않는다. 설령 믿는다 하더라도 대리가 어디 월급만 가지고 사느냐고 따질 것이다.

같은 금융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훨씬 자율성을 갖고 경영하고 있는 단자회사의 경우 시중 은행 대리보다 52%나 더 많은 60만천2백원을 받는다. 종합상사에서도 역시 감은 정도의 대우를 해주고있다.

종합상사에서는 보통 31세쯤이면 대리가 되고 35세쯤엔 과장으로 승진한다. 단자회사도 이와 비슷하게 대우하고있다. 단자회사나 증권·보증회사들은 보다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들여 업무영역을 신장시키기 위해 좋은 보수와 빠른 승진을 약속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은행은 보잘것이 없다. 제2금융기관이나 종합상사에서 자리를 잡았더라면 과장이 되고도 남았을 나이에 겨우 대리를 따고 그나마 월급은 그들의 절반밖에 되지 않으니 항상 사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군의 사단장급에 비교되기도 하는 은행 부장·지점장 월급은 71만6천8백50원의 단자회사 부장은 이보다 30% 더 많은 93만2천1백원을 받는다.

보너스를 통틀어 비교해 보면 은행부장급은 연 1천백25만7천2백원, 제2금융권 부장은 이보다 37% 많은 1천5백48만7천2백원이다.

<생계형 사고 12.5%>

종합상사나 단자회사의 부장급은 연령이 평균 39세이나 은행부장은 50세로 벌써 머리가 희끗희끗해진다. 월급에 뒤진채 나이는 더 먹어 딸린 식구 등의 학비에 쩔쩔맨다. 그렇다고 후생복지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작년에 한국행동과학연구소가 시중은행의 용역을 받아 은행원들에게 앙케트를 돌린 적이 있다. 조사결과 전체의 69.2%에 해당하는 은행원들이 한 두번 이상 금전사고를 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전사고를 내게된 동기는 생계비 조달을 위해서가 12.5%나 되고 집값 또는 전세 값을 조달하기 위해서가 8.3%나 되었다. 유흥비마련을 위해서라고 당면한 은행원은 전체의 20.8%로 가장 많았다.

대우가 낮다는데 대한 불만과 생활상의 어려움이 금융사고로 연결되고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급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기회만 있으면 언제든지 떠나겠다」고 불만를 현직장에 미련을 갖지 않고 있다. 자연히 유혹에도 약하다.

승진도 험난하다.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운 중역이 되려면 25년 이상 공을 쌓아야 한다. 또 그것도 실력만으론 되지 않는다.

5개 시은과 중소기업·국민·외환·주택의 4개 국책은행을 여수신 업무를 함께 다루고 있는 9개 예금은행의 이사이상 중역은 81명. 9개 은행의 부장이하 직원이 약 8만명이므로 9백87대 l이다.

은행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대부분 5년 안밖의 지점장 경력을 지녀야 한다. 지점장으로 있으면서 예금유치·대출업무에서부터 직원관리에 이르기까지 활동영역이 다양하지만 삐꺽하면 임원승진의 관문에서 아예 탈락한다.

금융규모가 커지고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기반을 다져가려면 곡예를 해야한다. 은행장이 되기까지에는 보통 인항한지 30년을 훨씬 법어야 한다.

어느 은행장은『정년 퇴직시 까지 계속 근무하겠다고 마음먹는 행원들이 10%도 안됩니다. 현 상태에서 은행원의 자질향상을 높여 나간다는게 그저 공허한 일이 될뿐이지요.』

<부정유혹 많은 직업>

임원까지 합쳐 전국 은행원은 약 10만명. 전국금융노조는 최근의 금융사고가 은행 공신력에 치명적인 손삼상 초래하고 궁지에 먹칠을 했지만 이서 계기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도록 은행원의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시중은행의 일부 대주주들이기도한 전경련회장단도 최근 신임재무부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수한 인재가 모두 떠나버린 은행이 입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우를 개선하라고 건의했다.

물론 은행사고를 저임금에 모두 돌릴 수는 없다. 은행원보다도 더 적은 임금으로 더 고달픈 생활을 하고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잇단 대형금융사고에서 본 것처럼 은행부의 직업 윤리가 근본적으로 왜곡되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고정적으로 주급을 받으면서 부정행위를 계속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은행원이라는 자리를 치부의 수단으로 쓸 만큼 타락한 것이다. 그러나 은행원은 항상 돈을 만져 부정의 유혹을 받기 쉽다는 직업적 특성도 감안해야한다.

옛날부터 은행원의 직업윤리가 더 강조되고 처우를 잘해 준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은행원들에게 업무에 상응한 대우를 해주면서 잘잘못을 따지는 자용과 책임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최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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