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떡국 먹을 땐 동치미 필수 … 천연 소화제 역할

설날 음식인 세찬 중엔 전·식혜 등 고칼로리 식품이 적지 않다. 생선도 토막보다 온마리로 올리는 것이 열량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설날 차례상과 세배 손님 대접을 위해 차리는 세찬(歲饌)은 요즘 기준으로 봐도 웰빙식(食)일까.

먼저 어느 집에서나 내놓는 떡국부터 따져 보자. 떡국의 주재료는 멥쌀가루를 찐 뒤 안반에 놓고 친 후 둥글려서 길고 가늘게 만든 흰떡(가래떡)이다. 조선 순조 때 학자 홍석모가 지은 세시풍속 서적 『동국세시기』엔 떡국을 ‘백탕(白湯)’ 또는 ‘병탕(餠湯)’이라 적고 있다. 설날에 나이가 궁금하면 “병탕 몇 사발 먹었느냐”고 물었다. 떡국이 ‘첨세병(添歲餠)’과 동의어인 것은 그래서다.

떡국 국물 재료는 원래 꿩고기였다. 하지만 서민들은 ‘꿩 대신 닭’으로 떡국의 국물을 냈다. 요즘 떡국 국물은 대개 쇠고기로 만든다. 개성에선 흰떡을 가늘게 빚어 3㎝가량으로 끊고 가운데를 잘록하게 만들어 끓인 조랭이떡국을 즐겼다. 가운데가 잘록한 모양이 마치 조롱박 같다고 해 붙여진 음식명이다. 고려의 수도(개성) 사람들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목을 조르는 형상으로 만들었다는 구전도 전해진다. 충청에선 익반죽한 쌀가루를 도토리 크기로 둥글게 빚어 만든 생떡국을 즐겼다.

떡국으로 미리 배 채우면 과음 방지
떡국은 식물성 식품(흰떡·김 등)과 동물성 식품(쇠고기·달걀 등)을 한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므로 영양의 균형 측면에선 괜찮은 음식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중이라면 떡국 한 그릇의 열량이 600㎉나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두 그릇을 먹으면 성인의 한 끼 적정 열량(700~800㎉)을 훨씬 초과한다.

떡국을 먹을 때 겨울철 별미인 동치미를 곁들이면 소화가 잘 된다. 동치미 재료인 무에 각종 소화효소가 풍부해서다. 한방에선 밀가루 음식을 먹고 체기를 보이는 사람에게도 무를 추천한다. 설날 부침개 등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무채·깍두기를 함께 먹는 것은 유용한 식체 예방법이다.

설날 술판이 벌어졌다면 음주 한두 시간 전에 떡국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는 것도 방법이다. 떡국에 든 탄수화물이 포만감을 느끼게 해 음주량이 줄어든다.

명절엔 예부터 고기도 세찬 재료로 빠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전·족편·편육이다. 전(煎)은 다지거나 얇게 저민 고기, 생선, 채소 등에 밀가루·달걀옷을 입힌 뒤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납작하게 해 양쪽을 지져 낸 음식이다. 부침개·지짐이라고도 한다. 궁중에선 ‘전유화(煎油花)’라 쓰고 전유어라 읽었다.

기름을 머금은 전은 고열량 식품이다. 녹두전 한 장이 320㎉다. 두 장만 먹어도 떡국 한 그릇 열량이 금방 나온다. 지방·열량 섭취를 줄이려면 전을 데울 때 식용유를 팬에 두르지 말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게 좋다. 나물도 기름에 볶는 대신 데쳐 먹는다. 나물을 볶더라도 식용유에 물을 섞어 볶는다. 잡채를 만들 때도 채소는 볶지 말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다.

과식하기 쉬운 설날엔 구이·튀김보다 찜·조림을 한 고기 음식을 밥상에 올리는 것이 좋다. 생선은 되도록 찌되 토막보다 온마리를 상에 올린다.

고기나 전·잡채 등을 작은 그릇에 담는 것도 요령이다. 음식의 양이 많아 보여 금세 숟가락을 내려놓게 된다.

쇠족·쇠가죽·쇠꼬리·돼지껍질·생선껍질 등에 물을 붓고 푹 끓여낸 국물에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네모난 그릇에 부어 식히면 묵같이 엉긴다. 이것을 편(片)으로 썰어 겨자 초장에 찍어 먹는 음식이 ‘동물성 묵’으로 통하는 족편(足片)이다.

족편은 겨울철 조선의 임금에게 자주 올린 왕실 보양식이다.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피부 건강에 유익)이 풍부하다. 족편을 만들 때 사태고기를 함께 넣으면 맛·영양은 물론 식감까지 쫄깃해져 술안주로 그만이다. 궁중 잔치에선 족편을 반듯반듯하게 떡처럼 썰어놓았다. 족병이란 별명을 얻은 것은 그래서다. 우족(牛足)을 써서 만든 족편은 조선 최고의 접대 음식 중 하나였다. 설렁탕을 만들기 위해 쇠고기를 오래 삶으면 국물은 설렁탕 국물, 건더기는 숙육이 된다. 이처럼 고기를 푹 삶아내 물기를 뺀 것이 숙육(熟肉)이다. 숙육을 얇게 저미면 편육(片肉)이나 숙편(熟片)이다.

식혜·수정과에도 천연 소화제 성분
세찬엔 식혜·수정과 등 음료와 정과·다식 등 간식거리도 포함된다. 맛이 ‘착한’ 만큼 칼로리가 높다는 것이 약점이다. 약과는 개당 50㎉, 식혜는 200mL 한 잔에 150㎉다. 보통 걸음으로 30분 걸으면 약 70㎉가 소모된다. 식혜 한 잔을 마신 뒤 섭취한 열량을 다 소모하려면 족히 한 시간은 걸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식혜·수정과는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기 쉬운 설날에 천연 소화제 역할도 한다. 식혜의 주원료인 엿기름(보리 길금)을 한방에선 맥아(麥芽)라 부른다. 조상들은 설날 후식으로 식혜를 들어 비위(脾胃) 기능과 소화를 도왔다. 수정과의 주재료인 계피는 장(腸) 점막을 자극해 소화를 돕는다.

설날 일가친척과 함께 마시는 술이 세주(歲酒)다. 세주불온(歲酒不溫)은 ‘설날에 마시는 술은 데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조들은 봄에 맑은 정신으로 일하기 위해 설날엔 술을 차게 해서 마셨다. 하지만 찬 술은 데운 술보다 쓴맛이 적어 과음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였다.

과음을 피하려면 세주의 하나인 청주는 데워 마신다. 데운 청주는 쓰게 느껴진다. 자연히 음주량이 줄어든다. 친지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도 건강을 생각한다면 빈속에 독주(알코올 함량이 높은 술)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배고픈 상태에서 음주하면 위(胃)에서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금세 취하고 속이 상하기 쉽다.



도움말: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대표원장,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이화여대 목동병원 대장센터 심기남 교수.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