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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조현아, 직원을 노예처럼 부려” … 징역 1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 오성우)는 12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피고인이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모(57) 대한항공 상무에게는 징역 8월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김모(54)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이었던 항공기항로변경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국내에서 항로변경죄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우선 ‘항로’의 개념에 대해 “현행법 상 항로(航路)는 ‘항공기가 운항 중 진행하는 경로 또는 방향’을 의미한다”며 “변호인 측 주장과 같이 항로를 ‘지표면 또는 수면으로부터 200m 이상의 공로(空路)’로 한정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푸시백(견인차로 후진)'을 했다가 정지한 뒤, 조 전 부사장 지시로 박창진(44) 사무장이 하기(下機)한 것은 항공기가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항로를 변경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장이 최종 결정해 항공기를 돌린 것이라는 조 전 부사장 측 주장에 대해선 “당시 기장이 박 사무장에게 ‘너무 당황스러운 일이라 뭐라 말씀드릴게 없네요. 비행하면서 계속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연락했다”며 “기장도 조 전 부사장의 위력에 제압돼 리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토부 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조사관이 여 상무에게 조사결과를 단순히 누설한 것 외에 조 전 부사장과 여상무가 공모해 유리한 조사결과가 나오게 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형(형량 결정) 이유를 설명하면서 조 전 부사장이 제출한 반성문의 일부를 공개했다. 조 전 부사장이 반성문에서 ‘모든 게 소란을 만들고 여과없이 분노를 드러낸 제 탓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 구치소 동료들이 샴푸와 린스를 빌려주는 모습을 보며 사람에 대한 배려를 배웠다. 앞으로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성우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돈과 지위로 인간의 자존감을 무너뜨린 사건으로 직원을 노예처럼 부리지 않았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1등석 승객의 진술처럼 ‘비행기를 자가용마냥 운행해 수백명 승객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라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아직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조양호(66) 한진그룹 회장이 박 사무장의 회사 생활에 어려움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배신자' 꼬리표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로 있다가 재판부가 자신의 반성문을 읽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울먹이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의뢰인과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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