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계 제로’ 영종대교 위 쾅쾅쾅 … 사고차량 1.3㎞ 이어져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공항 리무진 버스와 택시·승용차·트럭 수십 대는 바다 위 다리 한가운데에서 연쇄 추돌하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부상자들은 곳곳에서 울부짖으며 구조를 요청했다. 안개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11일 오전 9시45분쯤 영종대교 상부 도로 시점부터 서울 방향으로 3.8㎞ 지점에서 택시와 공항 리무진 버스 등 차량 106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김모(51)씨와 임모(46)씨 등 2명이 숨지고 6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중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부상자들은 인근 16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외국인 18명도 포함돼 있다. 여동생을 만나기 위해 딸·손자와 함께 한국에 왔다가 사고를 당한 태국인(58·여)은 머리를 다쳐 중태다.

 이날 사고는 택시들의 추돌로 시작됐다. 유모(60)씨가 1차로에서 몰고 가던 서울 택시가 앞서 가던 한모(62)씨의 경기 택시를 들이받았다. 이에 한씨의 택시가 2차로로 튕겨 나갔고, 2차로를 달리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한씨의 택시를 들이받으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연쇄 추돌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상을 당한 리무진 버스 승객 이상헌(30)씨는 “안개가 너무 짙어 차량 바로 앞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순식간에 ‘쾅’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서 승객들이 일제히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조금 뒤 버스 뒤쪽에서 차들이 쿵쿵 들이박는 소리가 한참이나 계속됐다”며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전쟁터 같았다”고 했다.

 이날 연쇄 추돌은 첫 사고 지점부터 1.3㎞ 떨어진 곳까지 이어졌다. 조사 결과 106대가 추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역대 최다 추돌사고로 기록되게 됐다. 지금까지는 2011년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84중 추돌사고가 최다였다.


 사고의 주원인은 짙은 안개였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영종대교는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장비인 시정계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가시거리를 측정할 수 없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안개는 워낙 국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영종대교 등 필요한 장소에 시정계를 설치해 놓아야 하는데 그러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특정 지역에 대한 안개경보나 주의보를 발령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기상청은 2006년 서해대교에서 안개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주요 지점에서 안개특보를 발표하는 제도를 시범 운영했다. 하지만 정확도가 30~40%에 불과해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영종대교를 관리하는 신공항 하이웨이 관계자는 “영종대교의 시작과 끝 지점에 안개를 측정하는 시정 센서를 설치해 놓고 있긴 하지만 결국엔 기상청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과속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 감식을 벌여 위반 내용이 발견되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첫 추돌사고를 낸 유씨는 병원에 후송된 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속 20~30㎞로 서행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장 수습을 마친 뒤 이날 오후 3시쯤 영종대교 통행을 정상화했다.



인천=최모란·임명수·김선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영상=최효정 기자

사진 설명

사진 1
11일 오전 9시45분쯤 영종대교 서울 방향 상부도로 3.8㎞ 지점에서 택시와 공항 리무진버스 등 차량 106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에는 외국인 18명도 포함돼 있다. 이날 영종대교는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했다.

사진 2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11일 오전 택시와 버스 등 차량 106대가 연쇄 추돌해 아수라장이 된 영종대교 현장에서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이날 사고는 짙은 안개 속에서 택시들이 추돌하면서 시작됐다. [오종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