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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대변인 “사드, 한국과 협의 중” 돌출발언 파장

한국과 미국의 국방당국에 11일 오후 비상이 걸렸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관련한 미국 워싱턴발 브리핑 때문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에 관해 동맹국인 한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 모두가 (사드) 능력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커비 대변인의 발언은 사드 배치를 놓고 한·미 간에 공식 협의가 없었다는 한·미 양국 정부의 기존 입장과 다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사드 배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적도, 논의한 적도 없었다”(4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고 해왔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도 10일 국회의원들을 만나 “현재로선 한국 정부와 공식 협의채널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브리핑 충격’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제프 폴 국방부 공보담당관은 사드에 대해 묻는 한국 특파원들에게 “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사드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공식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히 폴 담당관은 “이미 한국 내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부지 조사를 마친 만큼 사드 문제를 한국과 비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옳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비슷한 시간 태평양 건너 서울은 발칵 뒤집혔다. 때마침 이날 오후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선 4차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논의에 참여한 한·미 주요 참석자들에게 커비 대변인과 폴 공보담당관의 발언이 전달됐다. 우리 국방부 당국자는 미국 측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물었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대응하는 것보다 문제를 일으킨 쪽에서 해결하는 게 맞겠다는 판단에 따라 미측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본국과 협의한 뒤 한국 국방부 기자단과 전화통화를 했다. 헬비 부차관보는 “미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논의한 바 없다”고 커비 대변인의 발언을 부인했다. 논란은 일단 진화됐고, 회의는 재개됐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이번 소동에 관해 “미측이 사드에 민감한 국내 여론을 모를 리 없다”며 “최근 한·중 간에 사드 배치를 놓고 모종의 얘기가 오가는 데 불만을 가진 미측의 문제 제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4일 한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의제에는 없던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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