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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얘기’ 동화 쓴 초 6 … 입자물리학 책으로 엮은 고 1

“우리 집엔 아빠와 나, 그리고 검은 마녀가 삽니다. 검은 마녀는 인도에서 온 새엄마 ‘이례 알프’예요.” 김예인(13·대구 신천초 6)양은 지난해 이렇게 시작하는 단편동화를 썼다. ‘우리 집 검은 마녀’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15쪽짜리 분량이다. 폐암에 걸린 엄마를 여의고 외국인 새엄마를 맞은 아이가 아빠를 원망하다 피부색을 초월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김양은 “도덕 시간에 인도에선 밥을 손으로 먹고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배웠는데 다른 나라 문화에 편견을 갖는 게 안타까워 이야기를 만들어봤다”고 말했다.

 김양은 이 학교 김종연(31) 교사가 이끄는 ‘신천 나도 작가’ 동아리에 참여하면서 동화를 쓰게 됐다. 김 교사는 “도덕 과목 시간에 공정이나 책임 같은 주제어를 주고 생활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소설이나 시로 표현해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학생 12명의 작품은 오는 6월 실제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2008년부터 대구시교육청이 책 쓰기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면서 이 지역 초·중·고교에만 500여 개 동아리가 있다. 매년 12월 책 쓰기 축제를 개최하고 우수 작품은 출판하는데, 지금까지 112권이 나왔다. 학교에서 제본 형태로 만든 ‘나만의 책’은 5만 권에 달한다.

 이처럼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책을 쓰고 출판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저자(著者)가 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교사들은 책 쓰기의 교육 효과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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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병두(54) 서울 숭문고 교사는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책따세)’을 만들어 10년 전부터 책 쓰기 운동을 벌였다. 허 교사는 “책을 쓰게 하면 스스로 주제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자나 창조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산초 이정균(56) 교사도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습관이 초등학교 때부터 길러지면 중·고생 때 진로를 혼자서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옥구(17·서울 환일고 1)군은 책을 써본 뒤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경우다. 이군은 지난해 ‘LHC(강입자충돌기) 입자콘서트’란 책을 썼다. 그는 책에서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실험 장치인 ‘LHC’를 설명하고 과학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그는 “책을 써보면서 세계 최대 입자물리학연구소인 유럽 입자물리연구소의 소장이 되겠다는 꿈이 더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이 학교 홍승강(40) 교사는 지난해 1학년 386명에게 자유 주제로 책을 쓰게 했다. 280명이 자신만의 책을 완성했다. 학교는 완성도 높은 59권을 종이책 형태로 만들어 서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홍 교사는 “타란툴라 거미 기르기, 게임으로 배우는 경제학 등 독창적인 책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책 쓰기 어떻게?=초등학생이라면 스스로 자료를 모으거나 정교한 줄거리를 구상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의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유도해보면 좋다. 책의 완성도보다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는 자세로 시작한다.

 이정균 교사는 “지위가 높거나 공부를 많이 한 사람만 책을 쓴다는 편견을 부모부터 버려야 한다. ‘안네의 일기’처럼 독특한 관점이 담겼다면 일기를 묶어도 책이 된다. 최대한 아이다운 발상을 존중하라”고 조언했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토끼와 거북이’ 같은 기존 동화를 패러디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5~6학년 아이들에겐 1분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써보라는 과제를 주거나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일대기를 써보라고 지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학생은 기승전결이 분명한 소설 창작에 도전할 수 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림책 등으로 접근해도 된다. 서울 창문여중 조영수(39) 교사는 “자녀가 경험한 내용으로 소재를 찾았다면 부모가 ‘고민을 많이 했구나, 표현력이 좋다’는 식으로 칭찬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외모·성격·능력 등 ‘나의 자랑 50가지’를 써보게 하면 아이들이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중·고생들은 책을 쓰면서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주도적으로 자료를 찾으며 자기주도학습 효과를 보기도 한다. 경기 양일고 이수정(42) 교사는 “아이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할 시간을 주고 롤모델을 찾아 인터뷰하게 했다. 공부에 관심 없던 학생들도 요리책·식물도감을 만들더라”고 소개했다. 입시에서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교사는 “국어 시간에 잠만 자던 아이가 ‘사실 내 꿈은 시인’이라며 평론집을 쓰더니 이듬해 영문학과에 진학했고, 사회복지센터 시설 실태를 탐방하던 학생은 사회복지학과에 갔다”고 했다.

 책 쓰기를 ‘스펙 쌓기’로 여기는 건 금물이다. 허 교사는 “교실 뒷자리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아이들이 햄스터 기르기 같은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책 쓰기가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건 이런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균 교사도 “포장하고 점수 따려는 목적으로 책 쓰기를 시키면 오히려 창의력을 죽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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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