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타일러 라쉬의 비정상의 눈] 외국 유학의 가장 큰 이득은?

타일러 라쉬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미국에서 다니던 고교에 한국 유학생들이 있었다. 영어로 말할 때 약간의 한국 악센트가 있다는 것과 기숙사에서 라면을 먹고 가끔 김을 나눠 준다는 것 말고는 미국 학생과 별 차이가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들을 못 보다가 거의 8~9년이 지나 한국에서 다시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서울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런 질문부터 받았다. “고교 시절엔 한국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네가 왜 지금 이 카페에서 나랑 한국어로 수다를 떨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왜 한국에 유학 왔느냐는 질문이었다. 간단히 설명할 순 없지만, 핵심만 말하자면 내가 살아온 곳과 다른 곳에서 살면서 뭔가를 깨닫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학에 다니기 위해 고향 버몬트에서 시카고로 이사했을 때와 똑같은 이유다. 버몬트는 사람이 적어 낯선 사람에게 친절하다. 길 가다 마주치면 모르는 사이라도 서로 인사한다. 운전하면서 경적 소리를 내면 지나는 사람에게 인사하려는 것이다. 인도를 걷다 경적 소리를 들으면 고개를 돌려 차 안에 누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당연하다. 서울에서 산 지 꽤 됐는데도 옛 습관이 몸에 배서 그런지 아직도 경적 소리를 들으면 괜히 차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시카고에 살 때 경적 소리가 인사가 아니란 사실을 배웠다. 모르는 사람에게 웃음 지으며 인사하면 남의 사생활에 개입하려는 수상한 사람으로 여긴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도시와 시골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내 행동 중 버몬트스러운 부분이 무엇인지,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됐다. 만약에 시카고에 가보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런 걸 알게 됐을까 싶다.

 유학은 기본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버몬트에서 시카고로 이사했을 때처럼 환경을 바꿈으로써 자아를 새롭게 깨닫는 중요한 계기를 얻을 수도 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미국에서만 계속 산 사람은 자기가 다른 미국인과 어떻게 다른지 깨닫기 어렵다. 하지만 해외에서 생활해 보면 자기 자신이 어떤지 점점 더 잘 파악되는 것 같다.

 요즘 한국으로 유학 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업과 대학·정부 차원에서 격려하기도 한다. 한류 때문일 수도 있고, 한국 학비가 그런대로 국제적 경쟁력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한국에서 특별히 잘하는 학문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학의 가장 큰 이득은 자기 자신에 대해 더욱 잘 깨닫는 게 아닐까.

타일러 라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