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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교사의 질이 교육의 질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김기환
사회부문 기자
“매일 ‘그만두고 싶다’고 투덜대는 동료가 있다. ‘힘들면 그만두라’고 하면 볼멘소리가 쑥 들어간다. 드라마 ‘미생’의 직장인과 비교해 보라. 힘들다 해도 교사만 한 직업이 또 어디 있나.”

인천의 한 고교 교사 김모(54)씨의 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4개국을 포함한 34개국 중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답한 한국 교사 비율이 20.1%로 가장 높다는 기사를 접하고 난 뒤의 반응이었다. <본지 2월 10일자 10면> 이 인터넷 기사의 5000여 개 댓글 중엔 ‘교사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교사로 사는 게 힘들다’는 현직 교사들의 호소도 많았다.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 선망의 직업이다. 결혼정보회사의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 순위에서 수년째 1~2위를 지키고 있다. 퇴직 교사 절반은 월 300만원 넘는 연금을 받는다. 방학이 있고, 최대 3년까지 육아휴직도 쓴다. 이 때문에 고교 내신 2등급 안에 들어야 갈 수 있는 11개 교대의 지난해 정시 경쟁률은 3.3대 1을 기록했다. OECD 조사도 뒤집어 보면 교사의 80%는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교육부·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지시와 그에 따른 행정 업무도 많다. 교권이 추락한 지도 오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사의 사기를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학생은 바뀌었는데 교사는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스스로의 반성도 필요한 때다. 서울 강서구 한 중학교의 김모(58) 교사는 “교실에서 모든 지식을 가르치는 시대는 갔다. 그런데도 여전히 교권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교사가 많다”고 꼬집었다. 3년 전 학원 강사로 옮긴 전직 교사 이모(40)씨는 “열심히 하는 교사가 ‘튀는 교사’로 찍혀 왕따 당하는 분위기가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영국·핀란드 등 선진국에선 교사의 권한이 막강하다. 수업에 전권을 주고, 심지어 교과서까지 만들어 가르칠 수 있다. 그만큼 교사가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대신 3~10년마다 교원 평가를 통해 교사 자격증을 갱신토록 하는 등 엄격하게 평가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선진국 중에서 한국처럼 일단 교사가 되면 정년이 보장되는 나라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교사의 질은 곧 교육의 질이다. 상황이 어렵다고 푸념만 할 때가 아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교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2013년 OECD 주요 회원국 21개국 학생을 설문한 결과 한국은 “교사를 존경한다”는 응답이 11%에 그쳐 조사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교사만 학생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생도 선생님을 평가한다.

김기환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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