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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폭행한 男, 재판 과정서 성별이 '女'로 바뀐 이유가

성범죄를 저질러 ‘남자’로 기소됐지만 재판 과정에서 성별이 바뀌어 법정에서 ‘여자’로 유죄 평결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순회법정의 테레사 메리 풀러 판사는 2005년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서 한 여성을 때려눕히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럴드 세이모어(31)에게 징역 15년과 함께 보호관찰 10년을 선고했다.



세이모어는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지닌 간성(間性·intersex)으로 태어났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의 성이 바뀌었던 지라 변호사뿐만 아니라 풀러 판사까지 재판 때 세이모어를 그(he)라고 불렀다가 그녀(she)로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릴 적엔 여느 흑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던 세이모어는 “어릴 적엔 골목대장으로 지냈다. 바비 인형을 갖고 놀거나 하진 않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각하게 된 세이모어는 첫 월경을 할 무렵, 아이를 잉태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기·코카인 소지, 폭행 혐의로 교도소에 가는 등 파란만장한 10대 시절을 보냈다. 정신질환증세도 있었다. 한 번은 애완용 고양이를 가지러 어머니 집에 들어갔다가 무단침입으로 유죄 평결을 받는 등 가족에게도 버림받자 세이모어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졌다.



해럴드 세이모어(가운데) 사진 출처=마이애미 헤럴드


결국 2005년 성범죄로 기소된 세이모어는 자신을 대변할 변호사마저 돕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자 판사는 그에게 '정신적 무능력' 상태를 선언하고 주(州) 정신병 치료 시설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교정 시설과 정신 병원을 오가던 세이모어는 여성으로 살기를 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난 뒤, 여성 호르몬제를 투여 받기 시작했다. 남성 죄수들이 대부분인 마이애미 데이드 구치소에서 성 소수자 보호를 위한 독방에 수감돼 많은 시간을 혼자서 보냈다.



10년이 지난 뒤 세이모어는 한결 사교적인 사람이 됐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재판 과정에서 교도관들과 허물 없이 잡담을 나누거나, 히브리어까지 구사하고 성경을 인용하는 등 세이모어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마이애미 헤럴드는 보도했다.



세이모어의 변호인은 그가 피해자를 때렸을 뿐 성폭행을 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지만 풀러 판사는 피해자의 생식기 유전자가 세이모어의 손톱에서 나왔고 상습적 폭행을 저질렀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 세이모어는 이미 10년 가까이 수형 생활을 했기 때문에 주(州) 교도소로 이감되더라도 4년만 더 징역을 살면 된다.



세이모어는 사회에 나오면 이름을 바꾸고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가 새로이 갖고 싶어하는 이름은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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