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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년 전 의거 현장 무대 … 목놓아 부른‘영웅’의 혼

7일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영웅’이 첫 중국 공연을 했다. 사진은 손가락을 잘라 독립운동 결의를 다지는 장면. [사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뮤지컬 ‘영웅’의 제작자이자 연출자인 윤호진씨.
“꿈만 같다.”

뮤지컬‘영웅’세 차례 공연
환구극장 꽉 채운 1600여 관객
함께 주먹쥐고 눈물 훔치고 박수
중국인들 “애국심 깊이 존경”
베이징서 온 동포 “자랑스럽다”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영웅’의 제작자이자 연출자인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는 7일 중국 하얼빈에서 첫 공연을 마친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기획단계부터 의거 현장 무대에 서길 바랐는데 마침내 그 꿈이 이뤄지게 됐다”는 것이다. ‘영웅’은 7일과 8일, 하얼빈 환구극장에서 세 차례 공연했다. 하얼빈역의 ‘안중근의사기념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하얼빈시가 공식 초청해 성사됐다. 순국 105년 만에 안 의사는 다시 하얼빈의 중심에 섰다.



 공연 내내 객석과 무대는 뜨거웠다. 하얼빈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환구극장의 1600석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웅장한 무대와 역동적인 안무, 장엄한 음악에 흠뻑 빠졌다.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는 안중근의 노래에 함께 주먹을 쥐었고,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내 아들 도마’를 부를 땐 눈물을 흘렸다. 안중근 의사가 일곱 발의 총탄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장면에선 박수가 터졌다. 독립운동을 도운 중국인 남매 왕웨이·링링 역을 맡은 배우들이 중국어로 대사를 전할 때마다 중국 관객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커튼콜 때는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하얼빈역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은 배우들. 왼쪽부터 박송권·강태을·정의욱·박정원. [사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류싱밍 하얼빈시 부비서장은 첫날 공연 후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시민이 모두 아는 영웅이다. 하지만 안중근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장줘어(59)는 “위대한 영웅 이야기다.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애국심이 존경스럽다”고 했고, 중국어 강사인 멍셩아이(31)는 “안중근 의사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알게 됐다. 깊이 감동받았다”고 했다. 베이징 교민 윤혜영(43·주부)씨는 “공연을 보려고 세 자녀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하얼빈에 왔다. 표가 매진돼 구하기 힘들었고 150만원 정도 경비가 들었지만 아깝지 않다. 한국사람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노래와 군무의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었다. 안중근 역을 맡은 배우 강태을은 “미리 결의를 한 것도 아닌데 배우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중근의사기념관 관리 책임자인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 캉웨화 관장은 “남자무용수들의 실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하얼빈 공연장의 관객들. [사진 에이콤인터내셔날]
 하얼빈 공연 성사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0년 순국 100주년에 맞춰 추진했지만, 당시 하얼빈 시 당국이 일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허가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공연 비용 마련이 어려웠다. 하얼빈시가 배우와 스태프들의 체재비와 대관료·홍보비 등을 부담했지만, 3억5000여 만원이 모자랐다. 이중 2억5000여 만원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마사회가 지원해 공연할 수 있었다.



 공연장인 환구극장은 회의장을 겸한 극장이어서 무대장치 설치가 쉽지 않다. 단 세 차례 공연을 위해 이전 공연의 무대장치를 빠짐없이 수송했다. 12m 컨테이너 다섯 대 분량의 장비를 지난달 19일 인천항에서 보냈다.



 박동우 무대디자이너는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작업했다. 하지만 스태프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100여 년 전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을 떠올리면 힘들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영웅’은 안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일인 2009년 10월 26일 초연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7차례 공연했다. 2011년에는 미국 뉴욕 링컨센터 무대에 올랐다.



 곧 국내에서도 재공연된다. 4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다. 하얼빈 공연 배우들이 출연하고, 초연 때 안중근 역을 맡았던 정성화가 강태을과 번갈아 주인공을 맡는다.



하얼빈=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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