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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리 후보자의 언론관, 지금이 독재정권 시절인가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을 때만 해도 우리의 마음은 이리 착잡하지 않았다.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로 위기의식에 쌓였던 국민들은 이 후보자의 지명에 마침내 총리다운 총리를 갖게 되리란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무너뜨리는 의혹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더니 공직자로서 기본 자질마저 의심케 하는 사태까지 불거졌다.



 이 후보자가 지난달 말 기자들과 오찬 도중 한 발언이 공개되면서다. 그는 “방송사 간부에게 전화해 특정 패널을 뺐다”고 자랑했다. “‘내가 윗사람들하고 다 관계가 있다. 걔는 되고 걔는 안 돼”라며 언론사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암시도 했다.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란 말에 이르러선 총리 후보 입에서 나온 얘기인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정부가 인사 개입과 보도 지침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던 독재정권 시절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후보자의 시계는 그때를 향해 거꾸로 도는가.



 이미 이 후보자에겐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힘든 의혹들이 쌓여왔다. 본인과 차남의 병역 기피 의혹을 비롯해 땅 투기 의혹에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삼청교육대 관여, 황제 특강과 교수 특혜 채용 의혹 등 열거하기도 벅차다. 게다가 8일엔 차남이 미국 로펌에서 2억원 넘는 연봉을 받고도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추가됐다. 이런 와중에 비뚤어진 언론관까지 확인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가 사석에서 한 얘기를 기자가 몰래 녹취해 야당에 흘렸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사석에서 드러난 총리 후보의 언론관이 이런 수준이라면 이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이 직무유기다.



 이 후보자는 최연소 경찰서장, 충남지사에 4선 의원을 지낸 경륜과 여당 원내대표로서 원만한 처신을 인정받아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근간인 언론 자유를 부정하는 사고를 바꾸지 않는다면 정부를 이끌 자격이 없다. 이 후보자는 10·11일 열릴 국회 청문회에서 잘못된 언론관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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