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호흡·발성 바꾸면 거친 목소리도 '성형' 할 수 있지요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 최홍식 소장이 후두미세진동 검사로 환자의 성대 움직임을 들여다보며 목소리가 변화한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자기 PR 시대엔 목소리가 경쟁력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은 다양한 첨단 장비와 탄탄한 협진시스템으로 맞춤형 목소리의 가이드를 제시한다. 역대 대통령과 정치인, 성악가 조수미, 가수 조용필 등이 이곳에서 ‘신이 준 악기’를 고치고 조율했다. 특성화센터 탐방 두 번째, 이번에는 국내 최초로 음성클리닉을 도입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치료 노하우를 소개한다.

특성화센터 탐방 ②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



조수미, 조용필 치료한 전문클리닉



첼로와 바이올린이 내는 음이 다르듯 현(성대)과 울림통(몸)에 따라 사람의 목소리도 천차만별이다. 강남세브란스 이비인후과 최홍식(음성클리닉 소장) 교수는 “명품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현보다 울림통이 특별해 소리가 다르다”고 비유한다. 좋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성대나 성도(성대에서 입술까지의 거리)처럼 바꿀 수 없는 요소보다 호흡과 발성 등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95% 이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변성가성 장애가 있다. 남성이지만 어린아이처럼 목소리가 높고 발음이 샌다. 어릴 때 목소리에 적응돼 변성기가 지났어도 성대를 무리하게 짜내며 목을 혹사한다. 이런 환자는 발성법을 교정하면 하루 만에 목소리가 확 바뀐다. 최 교수는 “목소리도 습관”이라고 강조했다.



강남세브란스 음성클리닉은 1996년 설립 때부터 의사·언어재활사·발성치료사가 함께 환자를 진단·치료하는 협진시스템을 구축했다. 과학적인 장비로 목소리의 특징, 성대 조직을 면밀히 파악하고 환자 상태에 맞춰 전문 분야별 치료계획을 세운다. 최 교수는 “복식호흡으로 공기의 양과 속도를 조절하면 성대의 면적과 접촉 정도가 달라져 목소리가 바뀐다”며 “꼭 수술이 아니더라도 호흡과 발성법을 교정하면 ‘목소리 성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쉰 목소리, 암의 전조증상일지 몰라



목소리가 쉬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 암(후두·하인두·갑상선·식도·폐)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음성클리닉을 찾은 신규 환자 100명 중에서 11명이 초기 암 진단을 받았다.



이상한(69·강남구·가명)씨가 그런 경우다. 이씨는 20일 전부터 쉰 목소리로 고생하다 뒤늦게 음성클리닉을 찾았다. 후두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성대에 후두암 초기 증상이 발견됐다. 이씨는 “친구와 만나 몇 차례 목소리를 높인 탓이려니 했다. 일찍 발견해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 교수는 “2주 이상 목소리의 변화가 돌아오지 않으면 목 건강의 경고신호로 받아들이고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심각한 성대 이상이나 암 치료에는 전신마취 상태에서 후두미세수술이 이뤄진다. 환자의 목 부분에 지름 2~3㎜의 구멍을 뚫고 후두현미경으로 손상 부위를 10배 이상 확대한 다음 병변을 레이저로 떼어낸다. 1.5~2㎝에 불과한 성대를 정밀하게 다루지 않으면 수술하고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풍부한 의사의 경험이 수술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펄스트 다이 레이저(Pulsed dye laser·PDL)는 라식수술에 이용하는 정밀 레이저를 떠올리게 한다. 최 교수는 “성대결절 부위에 PDL을 쏘면 피부 최상층만을 벗겨낸 뒤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며 “절개가 필요 없고 자가조직을 수술 부위에 다시 덮어 성대 손상은 최소화하고 회복은 빨라진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병원 중에선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만이 보유한 특수장비다.



목소리 치료보다 관리가 더 중요



요즘은 신경이나 성대 이상으로 인한 기질적 음성장애보다 습관이나 직업이 원인이 되는 기능적 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목소리 이상을 치료한 후에도 적절한 관리가 필수다. 위산이 역류하면서 나타나는 역류성 인후두염이 대표적이다. 최근 신규 환자 100명 가운데 35명이 후두염(역류성 인후두염 포함)을 진단받았다. 최홍식 교수는 “음식을 빠르게 먹거나 잠자기 전에 야식을 먹는 일, 무리한 다이어트 등 습관을 고쳐야 목소리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을 과도하게 사용할 때 생기는 성대결절·성대폴립 등 양성 종양 환자도 신규 환자 가운데 23명이나 됐다. 노래하는 사람들이 자주 걸려 ‘가수결절(singer’s nodule)’이라 불렸던 성대결절은 직업적 음성사용자가 늘면서 확산하고 있다. 이 경우 담배나 술은 금물이다. 틈나는 대로 목을 쉬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목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최 교수는 “턱을 당기면 낮고 굵은 소리가, 턱을 올리면 보다 높은 소리가 난다. 거북목이라면 후두 위치가 바뀌면서 얇고 쉰 목소리가 나올 수 있으니 먼저 자세를 교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