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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중국 국방부장 앞에서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를 중국어로 읊은 이유?



김민석(57·사진) 국방부 대변인이 최근 방한했던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장관) 앞에서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5언 절구(絶句)를 중국어로 낭송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8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중 국방부 장관 회담이 있었던 4일 저녁 서울 한남동 국방장관 공관에서 한민구 장관 초청으로 환영 만찬이 있었다.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삼각지 국방부 청사에서 한·중 국방 장관 회담을 하고 이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예방을 마친 창 부장 일행이 만찬에 초대됐다.

식순에 따라 한 장관과 창 부장의 인사말과 건배 제의가 있었다. 이어 식사가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폭탄주가 몇 잔 돌았다.

입춘(入春)이던 그날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핫라인 개설을 합의하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아 만찬장 분위기는 상당히 밝고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중 국방부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덕담과 인사말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변인은 순서가 되자 인사말과 함께 미리 준비한 두보의 시를 중국어로 읊었다.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강물이 짙푸르니 새는 더욱 희게 보이고
山靑花欲燃(산청화욕연)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더 붉구나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올 봄을 또 덧없이 보내면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나는 언제쯤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까


김 대변인은 중국어 전공자가 아니다.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국방연구원(ADD)에서 선임연구원으로 12년간 일했다. 언론사에서 군사전문기자로 16년간 활약하다 2010년 11월부터 국방부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김대변인은 학창시절에 배웠던 한시를 중국어로 낭송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이날 만찬장 낭송을 위해 김 대변인은 큰소리로 이 시를 수십번 낭송 연습을 했다고 대변인실 직원이 전했다.

이런 노력에 따라 비록 완벽한 중국어 발음은 아니었지만 중국인 참석자들이 알아들을 정도로 비교적 또박또박 중국어로 낭송했다. 창 부장을 포함해 중국 측 참석자들은 모두 알아듣고 박수를 치며 반갑워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한자로 배웠던 중국 시를 중국어로 낭송하면 중국인 손님들이 공감하기 쉬울 듯해 중국 국방부장 만찬 기회에 읊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대변인은 왜 많은 중국 시 중에서 하필 이 시를 골랐을까.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이백(李白)과 더불어 두보는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시인이다. 두보는 당나라 때 안록산(安祿山)의 난을 피해 지금의 시안(西安)인 당나라 수도 창안(長安)을 떠나 지금의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머무르던 764년에 이 시를 썼다. 당시 두보의 나이는 53세였다. 전란 때문에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절절한 심정을 시에 담았다.

김 대변인은 "전쟁으로 인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시인 두보의 심정을 창 부장을 비롯해 중국 국방부 간부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 것 같아 이 시를 골랐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추앙하는 시인 두보가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은 것처럼 6.25 전쟁 이후 한반도는 아직도 휴전 상태가 지속되면서 남북이 총부리를 겨누고 이산가족은 고향에 가지 못하는 슬픈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방부장과 군부 고위 인사들에게 이런 한반도의 현실을 상기시켜주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김 대변인이 중국인들이면 누구나 잘 아는 두보의 시를 만찬장에서 읊은 셈이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있을 한·중 국방부 대변인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국방부 간부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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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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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