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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형 기자의 신통한 강남] 기자와 취재원의 '인간관계론'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저자 데일 카네기를 아시나요. 인간관계 형성의 지혜를 담은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6000만 부 이상 팔릴 정도로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만큼 가족, 연애, 직장 등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관심이 크단 방증일텐데요. 이 책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중대한 문제"이라고 강조합니다.

 기자와 취재원의 인간관계는 어떨까요. 혹자는 악어와 악어새로 정의합니다. 기사 거리를 주거나(지인), 배경 지식을 전달해주고(전문가), 때론 결정적인 제보를 건네줍니다(제보자). 그렇지만 항상 살가운 관계일까요.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제 '불편했던' 경험을 조금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약 3년 전 경찰 기자 때 일입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가인 한 제보자가 계약 상대였던 메이저 은행의 행장과 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었습니다. 당시 고소장이 각하되지 않았기에 충분히 취재해볼 만한 이슈라 판단했었지요. 하지만 은행과 제보자, 제3자를 두루 취재해본 결과, 기사거리가 되기엔 불충분하단 생각이 들어 접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해관계가 짙어 독자 입장에선 객관성이 떨어진단 판단 때문이었죠.

 당시 기사를 기다렸던 제보자에게 거듭 양해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깊은 허탈함 때문이었을까요. 매일 밤 술에 취한 채 "당신(기자)을 믿었는데 실망스럽다"는 쓴 소릴 반복해 잠을 설쳤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비슷한 시기의 일인데요. 불명예 퇴임을 앞둔 한 사립대 총장이 교수진에게 회유성 문자를 뿌린 적이 있었습니다. 이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었지요. 그랬더니 평소 가까웠던 이 대학 홍보팀으로부터 "사람 다시 봤다"는 막말을 듣게 됐답니다. 또는 홍보성 인터뷰까지 트집을 잡는데요. "내용이 불만족스럽다"며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내리라던 대학 학부장도 있었답니다.

 이같은 마찰이 불거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자연스레 인간관계가 피해를 입습니다. 우선 살가웠던 취재원과 연락이 끊기고요. 일찌감치 잡아놨던 저녁 약속이 '자동 취소'되기도 합니다. 심할 땐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협박을 듣기도 하지요. 할 말은 하는 게 기자의 역할이라지만, 사람 사이가 멀어지는 걸 바라는 이는 없을 겁니다. 기자도 사람인 걸요.

 신통한 강남의 첫 편인 '내 출입처는 강남'(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6974284&cloc=olink|article|default)에서 살짝 다뤘던 내용입니다만, 강남통신 기자에게 출입처가 없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섭섭한 소릴 듣게 될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물론 '홀로 하는 취재'가 반복되면 약간의 고독감도 생겨나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얼굴 붉히는 일'을 각오하고 열심히 취재하는 이유는 역시 취재원이 아닌 독자를 최우선에 둔다는 게 바로 기자의 첫 번째 직업윤리이기 때문입니다.

조진형 기자

[조진형 기자의 신통한 강남]
출입처 없는 기자 생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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