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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민간인 사찰 문제 쓸 수 없으니, 남북관계·외교에 집중한 게 아닌가”

정두언 의원
이명박(MB) 정부 ‘개국공신’이었다가 권력에서 밀려났던 정두언(57·서울 서대문을) 의원이 MB 회고록에 대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의 뺨을 때린 격이다. 매를 벌었다”고 했다. 저축은행 비리 연루 혐의로 수감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 이후 “내 언행에는 분노와 증오가 깔려 있었다”고 토로한 게 지난해 12월 초였다. 이후 두 달 만에 그는 왜 날을 세운 것일까. MB에 대한 악감정이 씻기지 않았기 때문인가.

-MB 회고록에 대한 비판이 강하다.
“나만 그런가. 다른 사람들도 다 욕하지 않나. 지난해 회고록 발간 소식을 들었을 땐 ‘설마, 에이∼’ 그랬다. 근데 정말 (책이) 나왔다. MB가 어떻게 자신에 대한 평가를 이토록 모를 수 있나. 의아할 뿐이다.”

-그래도 개국공신 아닌가.
“MB 정권 출범 이후엔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한 번밖에 없었다.”

-회고록의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어찌 이토록 자화자찬투성이인가. ‘잘못했다, 후회한다’는 내용이 없다. 사람이 실수도 하지 않나. 하다못해 구색 맞추기라도 해야 하는데….”

-민감한 남북관계나 외교 문제를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문제를 썼다간 미묘하고 자신 없는 부분이 많으니 거꾸로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민간인 사찰 문제를 본인이 직접 꺼낼 수는 없지 않나. 외교나 국제 문제를 언급하면 그런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

-‘내 언행에 분노와 증오가 깔려 있었다’는 최근 자기 반성에 비해 비난 수위가 높다.
“변명을 하자면 나에게는 치명적인 장애가 있다. 말을 에둘러 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결여돼 있다. 돌려 얘기하지 못하다 보니 또 속내를 내보이고 만 거다.”

-최근 정치권이 증세와 복지 논쟁으로 뜨거운데.
“복지 구조조정은 안 된다. 결국 복지를 줄이자는 얘기 아닌가. 그런데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복지 지출이 최하위권이다. 복지는 더욱 늘려야 하고, 그렇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대신 순서가 있다. 소득세 구간을 더 만들어 부자들에게서 더 걷어야 한다. 법인세도 실효세율은 낮은 편이다. 기업들은 세율을 높이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데 엄살이다. 증세를 하면서 사회간접자본과 국방에 많이 배정된 예산 편성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를 이명박 정부와 비교한다면.
“우등생을 놓고 비교하라고 하면 신나겠지만…. 우선 이명박 정부는 비록 말잔치에 그쳤지만 ‘친서민 중도실용’이니 ‘공정사회’ ‘동반성장’ 등을 얘기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서민에 대해 너무 인색하다. 말이라도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너무 우파 정부다. 둘째는 일방적이다. 반대파와 비주류에 대한 배려가 없다. 이명박 정부 때는 유정복·최경환을 장관 시키지 않았나. 2008년 공천심사위원회엔 친박 강창희 의원을 집어넣어 모양을 갖추기라도 했다. 지금은 배려와 균형이 너무 없다. 반대파를 품는 건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내가 안정되기 위해서다. 그게 정치의 기본이다. 독식이 자멸을 초래한다는 건 역사가 증명하지 않나. 너무 오만하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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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