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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기 사면서 '바가지' 써

[사진 중앙포토]


서울대학병원 등 일부 공공병원이 의료장비를 구매하면서 업체로부터 ‘바가지’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간단한 자료 조사를 통해 적정가격을 미리 알 수 있었는데도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감사원이 6일 공개한 ‘공공의료체계 구축·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 충청북도 충주의료원, 충청남도 공주의료원은 다른 병원이 1억1000만~1억5000만원에 구매한 생화학분석기를 두 배 안팎인 2억원을 넘게 주고 샀다. 분당서울대병원이 2억2800만원, 충주의료원이 2억5000만원, 공주의료원이 2억2700만원이었다. 생화학분석기는 혈액검사 때 각종 수치를 분석해 신체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흔히 쓰이는 의료기기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거래가 의료기기 업체의 의도적인 가격 부풀리기와 병원의 부주의한 행태가 결합돼 성사됐다는 점이다. 업체는 병원과 가격 협상을 하면서 변조한 금액이 적힌 다른 병원과의 계약서를 제시했다. 병원은 조달청 ‘나라장터’ 웹사이트를 통해 다른 병원이 비슷한 생화학기를 얼마에 샀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충주의료원과 공주의료원은 입찰 과정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입찰공고서에 특정업체가 판권을 가진 생화학분석기의 사양을 입찰 요건으로 제시해 다른 업체는 사실상 낙찰받을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공주의료원과 거래한 업체의 대표는 충주의료원 낙찰업체에서 감사를 맡고 있어 두 병원이 사실상 한 업체에 몰아준 것도 밝혀졌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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