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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적 복지’로 모아지는 여야

새누리당에 이어 야당에서 보편적 복지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이 보편적인 복지라고들 이야기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하자는 건 아니다”며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기본권과 관련된 복지 외의 부분들에선 선별적인 복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분야에 따라 복지 축소나 구조조정이 가능하단 얘기냐”고 묻자 우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이 선별적 복지나 복지 축소를 언급한 것은 2011년 ‘3무+1’(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무상복지를 들고 나온 이후 처음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날 “어려운 국민에게 혜택을 집중적으로 주는 선별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경영자총협회 강연에서 “유럽식 복지를 원한다면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어떤 유형의 복지 제도를 만들지 사회적 대타협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복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여야가 거의 모든 계층에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를 수술하고, 필요한 계층 위주의 선별적 복지로 복지 정책의 틀을 새롭게 짜는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한국의 복지 지출이 최근 10년 새 가파르게 증가해 국가 재정에 주름살을 안기고 있어 이를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SOCX, social expenditure)은 10.4%다. 2005년(6.5%)에 비해 10년 만에 3.9%포인트 증가해 증가 속도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평균 증가폭(2.2%포인트)을 크게 웃돈다. 독일·스웨덴·헝가리·폴란드 등 4개국은 오히려 감소했다.

 한국은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시행했고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기초노령연금 도입, 2009년 양육수당 도입, 2011년 무상급식, 2012년 0~2세 무상보육, 2013년 0~5세 무상보육·무상양육, 2014년 기초연금 도입 등으로 복지가 눈덩이처럼 확대됐다. 지방선거·총선·대선 등의 선거를 치를 때마다 새로운 복지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고속(高速) 복지’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복지 지출 비율이 OECD 조사 대상국 28개국 중 가장 낮다. 회원국 평균(21.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전까지 복지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칠레가 가장 낮았으나 지난해 조사 대상에서 빠지면서 한국이 꼴찌가 됐다.

 이에 비해 복지 지출을 충당할 수입엔 변화가 별로 없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국민 부담률(세금+사회보험료)은 2005년 22.5%에서 2013년 24.3%로 약간 증가했다. OECD 회원국 전체 평균(34.1%)의 70%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은 적게 내고 적게 혜택을 보는 대표적인 ‘저부담·저복지’ 국가다.

 이에 따라 고속 복지 속도 조절과 내실화 등의 구조조정 작업과 증세 등을 통한 재원 확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병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한국 복지 수준이 낮은 게 사실이지만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 있다”며 “복지 구조조정이냐, 증세냐의 이분법으로 접근하지 말고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종합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성식 선임기자,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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