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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만이 불로 심판" 아랍 격분 … 요르단 국왕 "직접 IS 폭격"

요르단 전투기 조종사 무아드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태워 살해한 이슬람국가(IS)의 잔혹함에 전세계 무슬림들이 격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방미 일정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암만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국민들이 “우리는 무아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IS를 규탄하고 있다. [암만=뉴시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4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자칭 수도인 시리아의 락까에 전단을 뿌렸다. ‘신앙심이 없는 자를 산채로 태워 죽이는 건 허용된다’는 내용이다.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를 산 채로 불태워 살해한 데 대한 정당화 논리다. 무슬림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 다음으로 중시하는 ‘하디스’(예언자 마호메트 언행록)엔 ‘오직 알라(신)만이 불로 심판할 수 있다’는 구절이 있어 이슬람권에선 화장(火葬)도 금한다.

 IS는 그러나 “원칙적으로 알라만 불로 심판할 수 있지만, 완전히 이를 금지한다는 게 아니라 겸양의 의미로 봐야 한다. 예언자 마호메트의 장수 칼리드 빈왈리드도 범죄자 2명을 화형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IS가 예로 든 칼리드 빈왈리드는 서기 600년 경 인물이다. 선례가 있다곤 하나 희귀한 사례다. 현지에선 그런 주장을 해야 할 만큼 IS가 몰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간 IS를 향한 중동 사람들의 시선은 복잡미묘했다. ‘적의 적은 친구’란 인식 때문이다. 종파주의로 얽힌 갈등 양상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그 속에서 IS는 “이슬람 세계의 단층선을 탐색”(파이낸셜타임스·FT)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최근 IS가 시리아의 쿠르드족 마을인 코바니에서 퇴각했다곤 하나 터키·쿠르드 사이 해묵은 갈등을 되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터키 정부가 터키 쿠르드족이 IS에 맞서기 위해 코바니로 향하는 걸 막았기 때문이다. 레바논에선 오랫동안 잠잠했던 헤즈볼라를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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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단에서도 알카사스베 중위를 인질로 붙잡고 있을 때까지 분열을 불렀다. 알카사스베 중위가 속한 부족은 압둘라 국왕의 오랜 지지 기반이었지만 IS 공습에 회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정부 시위도 벌어지곤 했다.

 그러나 ‘한 차례 악랄한 살해’가 중동의 역학을 바꿔놓았다. “모두 IS에 반대하도록 단합토록 했다”(뉴욕타임스)는 것이다. 요르단부터 달라졌다. 압둘라 국왕에 대한 지지가 급상승했다. 반IS 여론 일색이다. 당장 알카사스베 중위의 부친이 “더 강하게 보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르단 언론들은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라크 뉴스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직접 전투기를 몰고 IS 조직을 공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4일 보도하기도 했다.

 요르단적 현상만이 아니다. 이집트에서 죽고 죽이는 ‘전쟁’ 중인 현 정권과 무슬림형제단이 IS에 대해선 똑같이 분노하고 있다. 1000년 된 수니파 최고권위기관인 이집트의 알아즈하르는 IS를 “신과 예언자 마호메트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온건·관용을 강조해온 알아즈하르의 최고지도자(그랜드 이맘)인 아흐메드 엘-타엡이 격분해서 “이들 테러리스트를 살해하고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사우디의 유명 이슬람 성직자인 살만 알우다, 알제리의 성직자 엘-하디 샬라비 등도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시리아와 이란도, 이들과 맞서는 반군도 같은 입장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FT는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에게 벌어졌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알자르카위는 이라크의 알카에다 지도자로 IS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이전에 가장 잔혹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알자르카위와 함께 싸웠던 수니 무슬림들이 알자르카위의 과도한 폭력에 반감을 가졌고 결국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오히려 알카에다를 상대로 총을 들었다. 이라크의 알카에다가 사실상 풍비박산한 계기였다. 결국 IS도 자멸적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진단인 셈이다.

 ◆미 지상군 투입 요구도=상황이 이 같이 급변하자 미군 지상군의 군화가 땅에 닿을 일은 없다는 ‘노 부츠(No Boots)’ 전략을 고수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안팎서 시달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공화당 매파 의원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린지 그레이험 공화당 상원의원은 “어떻게 지상군 없이 IS의 뿌리를 뽑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의 잭 리드 상원의원도 오바마의 지상군 불투입 전략을 놓고 “이건 전략일 수 없다”고 비난했다.

런던=고정애,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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