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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지역 고교평준화 … 2016학년도엔 무산 위기

충남교육청이 추진하는 천안 지역 고교 평준화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2016학년도부터 평준화 제도를 도입하려면 늦어도 3월 초까지는 관련 조례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다.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3일 상임위원회를 열었지만 충남교육청이 제출한 ‘고등학교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고교평준화 조례)’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논의 대상에는 포함시켰지만 실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조례안은 다음 달 17일 열리는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지만 이 때도 보류되면 내년 도입이 어려워진다.

 충남교육청은 3월로 예정된 임시회의 때 통과하더라도 10~20일 걸리는 행정예고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2월 임시회에서 처리되길 바라고 있다. 충남지역의 고교 입학전형은 3월 30일 발표하는데 행정절차 기간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조례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도의회에서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다. 출석 도의원 38명 중 찬성 14명, 반대 19명, 기권 5명 등이었다.

 이와 관련, 도의회는 “충남교육청이 지난해 10월 부결된 조례를 의회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한 보완 없이 다시 제출했다”며 “의회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부결 이후 설명도 부족했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소통이 부족하다며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사과도 요구했다. 사과가 없으면 2월 임시회는 물론 3월 본회의 상정도 어렵다는 게 도의회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40석 중 30석)이 여론조사를 다시 요구해 ‘진보 성향 교육감 길들이기’ 논란도 일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인 김종필 의원은 “도의회가 여론조사 결과를 불신하고 일부 천안시민은 여론조사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며 “보완 사항이 먼저 해결된 뒤 다음 일정을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충남교육청은 천안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전임 교육감 때인 2013년 11월 학생과 학부모 등 2만9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73.8%가 평준화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의회 제정 조례의 찬성률 기준 65%를 웃도는 수치다. 같은 해 6~9월 진행한 타당성 조사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남교육청은 평준화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제도인 비평준화는 일부 학교에 우수학생이 몰리면서 내신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발생하고 고교 서열화 등 부작용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에서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중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지 않는 도시는 천안이 유일하다. 천안의 고교 평준화 대상 학교는 천안여고와 복자여고·북일여고·천안고·중앙고 등 후기 2차 일반계고 12개 학교다. 통학 거리가 멀고 교통이 불편한 목천고와 성환고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 교육감은 5일 열린 충남도의회 임시회에 출석해 “조례안이 부결된 뒤 소통과 논의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도의회와 협의해 충분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고교평준화충남운동본부도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 제정을 무산시킨 충남도의원을 상대로 주민소환과 세비 반납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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