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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남해 어류도감 … 초등생이 다시 그렸어요

우산초등학교 5~6학년생들이 펴낸 책 표지(왼쪽)와 학생이 직접 그린 물고기 그림. [사진 우산초등학교]

소의 생김새를 닮은 바다의 특이한 물고기 도감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 담정(?庭) 김려(1766~1821)가 유배지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서 1803년에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패류 도감이다. 정약전(1758~1816)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보다 11년 앞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물고기 기록인 자산어보와 달리 진동 앞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등을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우해이어보에는 문절망둑·감성돔·볼락 등 어류 53종, 대게·달랑게 등 갑각류 8종, 전복·반달조개·앵무소라 등 패류 11종 등 모두 72종이 소개돼 있다. 생선 식혜로 이용한 감성돔, 새의 부리처럼 길고 침처럼 뾰족하며 회로 먹으면 맛있다는 학공치 등 어패류를 세세하게 묘사했다.

 지난해 5월 진동면 우산초등학교 미술전담 박성현(40) 교사는 5~6학년 14명에게 현대판 우해이어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체험학습으로 도감 제작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우해이어보처럼 어류 명칭과 형태, 성질, 분포, 잡는 방법, 조리법, 유통 과정 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교사와 학생들은 1주일에 2시간씩 진동만에서 잡힌 2종의 물고기 2마리씩을 연필로 세밀하게 그리고 특징을 관찰해 기록했다. 마을주민이 잡은 것을 표본으로 삼고 싶었지만 살아있을 때는 그림을 그리거나 관찰하기가 쉽지 않아 냉동 표본을 주로 썼다. 학생들은 자신의 조사 내용은 물론 느낌과 생각을 함께 적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어보의 72종보다 적은 34종만 관찰해야 했다. 어보 기록 당시인 200여 년 전에 비해 물고기가 잡히지 않은 탓이다. 잡히지 않는 조개류 등은 마산 어시장에서 구입해 활용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박 교사와 학생들은 지난 3일 『우해(창포만, 진동만) 어린이가 만든 물고기 이야기-우해 어린이 어담』라는 책(A5 크기 66쪽) 200여 권을 펴냈다. 마창환경운동연합과 경남도 람사르재단이 발간 비용을 지원했다. 책에는 물고기 15종류, 고둥 7종류, 게 6종류, 조개 3종류 등 모두 34종의 어패류가 기록돼 있다. 박 교사는 “지역을 이해하고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아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6학년 노예준(13)군은 “고향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이름과 특성을 공부하며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지역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배부될 예정이다.

 책을 만드는 데는 7년 전부터 우해이어보를 연구 중인 2학년 담당 정대수(45) 교사의 도움이 컸다. 정 교사는 “고려시대 우산현, 조선시대 진해면에서 1908년 진동면이 됐다”며 “어린이 도감 발간을 계기로 지역 유산인 우해이어보가 새롭게 재조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옛 마산시는 통합 창원시 출범 전인 2010년 우해이어보 현대판(40쪽) 1000부를 발간해 교육청 등에 배부했지만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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