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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 복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논쟁의 초점

환경부가 ‘한국 늑대’를 야생에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산양·여우 등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들에 대한 복원사업의 일환이다. 늑대 복원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호랑이·스라소니 등 대형 육식동물도 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국내 생태계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생물 복원이 성공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복원에 앞서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쟁점을 둘러싼 찬반 양론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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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은 이 시대 우리들 책임

한상훈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지구가 극심한 환경위기에 처한 건 오래된 얘기다. 온난화 현상에 의한 이상 기후변화로 모든 생명체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전 세계 160여 개 국가와 국제 환경기구 및 비정부 환경단체로 구성된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은 지구 생물 종의 30%(양서류의 경우 50% 이상)가 금세기 내에 멸종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여섯 번째 지구 생물의 대멸종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있다. 여기에는 우리들 인류의 멸종도 포함돼 있다.

 과거 다섯 차례의 생물 멸종은 수억 년에 걸친 지구 생태계의 자연적인 변화에 의한 불가피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멸종은 우리들 인간의 극히 이기적인 생존의 결과라는 점에서 인간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근대 산업혁명 이후 150년이라는 찰나의 시간에 말이다.

 18세기 제임스 쿡 선장이 최초로 세계 일주를 한 이후 수많은 생물 종이 인간의 허영과 탐욕에 의해 지구상에서 사라져 갔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의 ‘도도’라는 이름을 가진 날지 못하는 새는 선원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발견된 지 겨우 수년 만에 멸종했다. 오늘날 인구수에 필적하는 70억 마리로 추산되던 북아메리카의 ‘여행비둘기’는 서부 개척과 동시에 단 100년 만에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우리나라도 멸종의 사례가 있다. 1950년대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앙사촌’이란 새다. 전 세계 3점의 표본 가운데 2점이 부산 낙동강과 군산 만경강 하구에서 발견된 것이다. 동요에 등장하는 ‘따오기’는 79년 1월 경기도 파주 대성동(민통선 이북 마을) 논에서 마지막 한 마리가 관찰된 이후 사라졌다.

 호랑이, 표범, 늑대, 사향노루는 우리 곁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험에 처한 대표적인 생물 종이다. 현재 246종이 국가에 의해 멸종위기 생물 종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반달가슴곰(지리산), 여우(소백산), 산양(월악산), 황새(예산군), 따오기(창녕군), 장수하늘소(오대산)의 복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늑대와 표범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불과 10여 년이라는 짧은 멸종위기 생물 종의 복원 역사를 지니고 있다. 반면 유럽과 미국 등 선진 국가에서는 20년대부터 멸종위기 생물 종의 복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80년대부터 호랑이(인도), 따오기와 자이언트판다(중국)를 시작으로 진행해 온 역사가 있다. 현재 IUCN에서만 전 세계에서 80여 개의 멸종위기 생물 종 보호 및 복원 프로그램(Save Our Species)을 실행하고 있다. 또 번식사육전문가그룹(Reproduction Breeding Specialist Group)에서는 79년 이후 멸종위기 생물 250종의 증식 복원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멸종위기 생물 종 복원사업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공을 위해 조금씩 발전하는 가운데 세계 제1호 국립공원으로 유명한 미국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70년대부터 계획하고 90년부터 실행한 늑대 복원사업이 2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멸종위기 생물 종 복원사업이 한 종의 생물 종을 통해 지역 생태계 전체를 소생시킨 중대한 과학적인 업적을 세계에 알린 최초의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멸종위기 생물 종 복원은 복원 대상 종 한 종을 통해 해당 생태계와 생물 구성원 전체의 건강성과 자연성을 회복시킨다. 또 생태계 간의 생태적 연결망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류를 포함한 모든 지구 생물과 지구 생태계의 자연성과 건강성을 유지하는 지구 생물 다양성 보전이 목적이다.

 국가의 강력한 복원 의지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공감대 없이는 결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멸종위기 생물들의 멸종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복원이 필요한 이유다.

한상훈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공존할 여건부터 복원돼야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까치를 경탄하며 바라보는 일본인은 한국의 중상류 하천에 수달이 분포한다는 사실을 부러워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유해 조수로 지정된 까치를 도입하지 않는다. 일본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달은 복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일본의 하천이 수달이 정착할 여건과 거리가 멀기 때문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1971년 밀렵으로 마지막 한 쌍의 황새 수컷이 죽고 94년 암컷까지 죽자 우리나라에 텃새로 깃들었던 황새는 사라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황새생태연구원은 96년 러시아에서 도입한 황새를 150여 마리까지 증식했다. 올 9월부터 충남 예산군의 농촌에 조심스레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제까지 20년 가까운 준비를 한 것이다.

 황새 복원에 필요한 예산과 연구보다 중요한 일은 풀어놓을 장소의 준비였다. 농약과 화학비료 없는 농업으로 먹잇감을 먼저 복원해야 했지만 무엇보다 지역 농민들의 호응이 필요했다. 황새와 공존할 지역의 농산물 판매를 적극 후원하며 주민 동의를 구한 연구진은 황새가 예산군에 머물 것으로 예단하지 않는다. 일본이 복원한 황새 한 마리가 지난해 3월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그 황새는 현재 우리 습지로 날아온 러시아 일원의 무리와 어울리는데, 함께 떠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10년 동안 54종의 멸종위기종을 증식·복원하겠다고 발표한 환경부는 월악산에 산양,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을 성공적으로 복원했다고 자평한다. 워낙 인적이 드문 공간에 숨어 지내는 산양의 수가 늘어난 성과는 다소 긍정적이다. 하지만 반달가슴곰은 성공을 장담하기 이르다. 등산로에서 먹을거리를 구걸하거나 양봉농가의 벌꿀을 훔치는 행위가 사라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멧돼지 덫에 희생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복원 대상은 1종의 파충류와 6종의 어류, 3종의 곤충과 36종의 식물이 포함되지만 아무래도 7종의 포유류와 황새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덩치가 크고 문화와 전설이 얽혀 있기 때문일 텐데, 소백산에 풀어놓은 여우를 볼 때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먹잇감과 은신처의 완전한 확보를 전제로 풀어놓는 걸까. 민가를 기웃거리거나 덫이나 올무에 여전히 희생된다.

 조릿대가 산비탈을 빽빽이 채우고 칡넝쿨이 나무 꼭대기까지 휘감는 현상은 우리 산하에 초식동물이 없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초식동물이 없는데 여우와 반달가슴곰, 스라소니의 복원이 성공할까. 국립공원조차 사분오열하는 등산로에 형형색색 이용객들이 내뿜는 소음과 화장품 냄새는 거침없는데, 풀어놓은 동물은 후대를 편안하게 이을까.

 산양이 서식하는 설악산에 등산로를 없애지 않으며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행정은 반달가슴곰과 여우를 풀어놓은 지역의 멧돼지 피해 농가의 민원을 외면한다. 그렇다면 덫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찾아온 겨울 철새를 위협하며 촬영에 몰두하는 사진작가와 정상을 향해 등 떠밀려 오르는 형형색색의 인파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안정적 복원은 기대할 수 없다.

 사냥과 하천 개발로 자국의 수달을 멸종시킨 일본은 우리를 부러워하지만 섣부른 복원은 자제한다. 생태 상황에 맞추는 선별적 복원이라도 심사숙고하며 다방면으로 충분히 준비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사라진 동물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산하에 가녀리게 남은 ‘자연의 이웃’의 터전을 위협하는 개발부터 자제해야 한다.

 복원할 지역의 서식 환경과 지역 주민의 호응까지 20년 가까이 살펴온 황새 복원 연구팀은 충분한 증식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유전 다양성의 확보를 위해 일본 황새와 교환을 추진한다. 개체 수가 늘어도 근친교배로 유전자가 단순하면 환경 변화에 약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성과주의를 경계한다.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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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