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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활기를 ‘띄었다’고?

주택시장이 연초부터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와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 치솟는 전셋값 등이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문 기사나 인터넷 글 등에서 “전세난으로 인해 매매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분양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하루 평균 500명에 달할 만큼 열기를 띄고 있다” 등과 같은 표현을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활기를 띄다’는 ‘활기를 띠다’를 잘못 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띠다’와 ‘띄다’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띠다’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중대한 임무를 띠었다”에서처럼 용무나 직책·사명 등을 지니다,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붉은빛을 띤 장미”에서와 같이 빛깔이나 색채 등을 지니다는 뜻으로 쓰인다. 또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대화는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에서처럼 감정이나 기운 등을 지니다, “보수적 성격을 띠고 있다”에서와 같이 어떤 성질을 가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치마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에 띠를 띠었다”에서처럼 띠나 끈 따위를 두른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띄다’는 ‘뜨이다’의 준말이다. “원고에 가끔 오자가 눈에 띈다”에서와 같이 눈에 보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귀가 번쩍 띄었다”에서처럼 뭔가 들으려고 청각의 신경이 긴장된다는 의미로 쓰인다.

 ‘띄우다’의 준말도 ‘띄다’이다. “다음 문장을 맞춤법에 맞게 띄어 쓰시오” “벽돌을 일정한 간격으로 띄어서 세워야 한다”에서와 같이 간격을 벌어지게 한다는 의미를 표현할 때에도 ‘띄다’를 쓴다.

 그래도 ‘띠다’와 ‘띄다’가 헷갈린다면 ‘띠다/띄다’ 자리에 ‘뜨이다’와 ‘띄우다’를 대입해 보면 된다. 즉 ‘뜨이다’나 ‘띄우다’로 바꾸어서 말이 되면 ‘띄다’를 쓰면 된다. “눈이 번쩍 띄었다” “두 줄을 띄고 써라”는 ‘뜨이었다’ ‘띄우고’로 바꿀 수 있으므로 ‘띄었다’ ‘띄고’가 맞는 말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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