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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ch NEW trend] 신통방통, 앱쿠폰


퇴직 후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장재숙(60·여·인천 학익동)씨는 방학을 맞아 일본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여행 가방이 고민이었다. 45L 대용량 등산가방이 좋다고들 했지만 평소 쓸 일이 많지 않은데 사려니까 아까웠다. 동료 교사가 “모바일 앱을 깔면 할인 쿠폰이 많다”고 알려줬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이마트앱을 깔아봤더니 마침 45L 등산가방 30% 할인 쿠폰이 있었다. 장씨는 4만원대 등산가방을 사서 기분좋게 여행을 떠났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서 꼼꼼하게 할인 혜택을 받는 ‘앱테크’가 다양해지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 같은 기존의 유통업체가 모바일 쇼핑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의 폭도 넓어졌다.

 이마트의 경우 모바일 쇼핑을 할 수 있는 ‘이마트몰앱’ 외에 ‘이마트 앱’이 따로 있다. 오프라인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편리하게 꺼내쓸 수 있도록 매장 할인쿠폰과 적립카드 바코드가 들어있다. 기존에 구매한 영수증 보관 기능이 있어서 교환이나 환불에도 쓸 수 있다. 앱 고객에게만 매달 반값 할인 상품 쿠폰이나 결제액 할인 쿠폰도 준다. 오프라인 손님을 위해 굳이 모바일 앱을 따로 만든 것은 모바일 쿠폰 사용률이 높고, 쿠폰 이용 고객의 구매액도 많기 때문이다. 일반 종이쿠폰의 사용률은 5% 정도인데 지난달 모바일 쿠폰 사용률은 48%나 됐다. 모바일 쿠폰을 사용한 고객의 평균 구매액도 6만5000원으로 일반 고객보다 50%가 많았다. 이마트는 ‘모바일 쿠폰족’을 위해 보유 쿠폰 중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쿠폰이 자동으로 뜨게 만드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영수증 보관 기능도 있어 교환·환불 가능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유아용품을 사러 온 주부 고객이 모바일 전용 할인쿠폰을 찾아보고 있다. 육아로 바빠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엄지맘’의 영향으로 홈플러스 모바일 매출에서 유아용품 비중이 지난해 1월 14%에서 1년만에 35%로 올랐다. [사진 홈플러스]

 나한테 꼭 맞는 ‘맞춤형 쿠폰’도 모바일에선 가능하다. 대량으로 같은 내용을 인쇄해야 하는 종이 쿠폰과 달리 모바일 쿠폰은 개별 고객에게 따로 보내기가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달 23일 ‘모피클리어런스’ 세일 때 사은품 쿠폰을 무작위로 보내지 않고 ‘무역센터점에서 주로 구매하면서 모피를 산 지 1~2년쯤 지난 고객’ 300명에게만 모바일로 보냈다. 편의점 CU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아침에 음료수를 자주 산다’는 식으로 내 구매 패턴을 분석해서 출근 시간에 음료수 할인 쿠폰을 보내준다. 세븐일레븐은 아침에는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점심에는 도시락, 오후에는 간식거리 쿠폰을 보내는 등 시간대 맞춤형 쿠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GS샵 e영업기획팀 염기종 과장은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전체를 대상으로 뿌리는 쿠폰이 아니라 맞춤형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의 경우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메시지를 보냈더니 고객이 이를 열어보는 비율이 이전보다 240%, 구매율은 165% 각각 늘었다. 지난해 12월 방송한 ‘셀렙샵’과 관련한 메시지는 받은 고객의 절반이 열어보고 판매는 5배가 늘었다. CJ오쇼핑 e사업본부 윤병준 부사장은 “점점 더 똑똑해지는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가 향후 유통업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CU·롯데슈퍼·스타벅스·이마트의 모바일 쿠폰. [사진 각 업체]
  모바일 쿠폰을 이용하려면 해당 업체의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고, 필요한 경우 회원에 가입하면 된다. 매번 앱을 열어서 필요한 쿠폰을 찾고 잘 기억했다가 놓치지 않고 써야하는 번거로움도 많이 줄었다. 매장에만 들어서면 자동으로 뜨는 ‘똑똑한 쿠폰’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근거리 블루투스 기술(비콘)을 활용한 서비스가 많다. 앱과 블루투스 기능을 켜놓은 채로 매장 근처를 지나가면 스마트폰에 정보가 뜬다. 마치 길에서 나눠주는 전단지를 받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GS25는 지난해 11월 SK플래닛 시럽과 제휴해 서울지역 2000여개 점포에서 비콘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경 최대 50m 범위에 있는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GS25 근처만 지나가도 할인 쿠폰이나 무료 교환권이 실시간으로 뜬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세븐일레븐도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 월드타워점과 수원점의 경우 과자 코너 앞에 서면 감자칩 할인 쿠폰이 뜨고, 가공식품 코너에선 올리브유 할인 쿠폰이 뜨는 식으로 마치 할인 도우미가 옆에서 안내해주는 것처럼 고객의 동선에 따라 쿠폰을 제공한다.

 CU의 ‘팝콘 쿠폰 서비스’는 좀더 사용하기 편하다. 앱을 별도로 실행하거나 블루투스를 켤 필요 없이 매장에만 들어가면 자동으로 쿠폰이 뜬다. 사용이 편해서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7개월만인 사용 건수가 22배나 늘었다. 단, 매장 안에 설치한 고주파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콘 서비스와는 달리 매장 주변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한 달 동안 강남점에서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실험했다. 신세계백화점 앱을 열고 ‘강남 플로어 쇼핑가이드’를 추가로 선택하면 “강남점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고객의 동선에 따라 층별로 할인행사와 쿠폰, 매장 위치를 안내해주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후에는 고객이 앱을 열지 않아도 매번 강남점을 방문할 때마다 환영 메시지와 층별 정보가 나왔다. 각 층마다 와이파이 신호가 다른 것을 이용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실험결과를 보완해 올 연말 전 점포에 이 서비스를 실행할 계획이다.

사은 상품권, 스탬프 보관도 모바일 앱으로

 기존 할인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만든 경우도 많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은 음료를 구매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던 종이 쿠폰을 없애고 스마트폰 바코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CU와 현대백화점도 몇회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스마트 스탬프’ 방식으로 바꿨다. 현대백화점은 무료주차권이나 문화센터 수강증도 모두 모바일 앱에 넣어 들고다니기 쉽게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사은 상품권을 줄 서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받을 수 있게 했다. 백화점에서 여러 사은행사를 동시에 진행할 때는 고객이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아도 증정 금액이 가장 많은 행사가 자동 적용된다.

 현대홈쇼핑은 방송을 본 뒤 현대H몰 모바일앱으로 구매하면 7% 할인쿠폰과 5~10% 포인트를 준다. 방송을 보고 상담원과 통화하거나 ARS를 기다리는 대신 간편하게 모바일로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최초로 모바일 앱을 만든 롯데슈퍼는 티몬·쿠팡 같은 소셜커머스처럼 하루 특가 코너를 도입했다. 슈퍼우먼처럼 생긴 ‘반여사’(반값으로 사는 주부 고객을 상징)가 등장해 매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한정 수량을 최대 반값까지 할인해서 판다.

 유통업계가 경쟁적으로 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다가 모바일 쿠폰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온라인마트 내 모바일 접속 고객 비중이 지난달 66%로 PC를 크게 앞질렀다. 롯데슈퍼도 2013년 3월에는 3%에 불과하던 모바일 비중이 지난해 12월 5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PC를 추월했다. 고객당 구매액도 오프라인은 1만5000원선인데 모바일은 4만원 수준이다. 전체 온라인 매출 중 스마트쿠폰 비중이 10%를 차지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9월 통큰모바일쿠폰북 앱을 만든 뒤 모바일 매출 건수가 3개월 만에 47% 늘었다.

 한편 모바일 쿠폰은 마케팅 전략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 역할도 한다. 기존 종이쿠폰은 1000명에게 발송해서 100개가 회수되면 10%가 사용했구나 정도만 알 수 있었지만, 모바일 쿠폰은 어떤 고객이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한수영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모바일 쿠폰은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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