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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할 여건부터 복원돼야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까치를 경탄하며 바라보는 일본인은 우리 중상류 하천에 수달이 분포한다는 사실을 부러워한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유해 조수로 지정된 까치를 도입하지 않는다. 일본 생태계가 교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달은 복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그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일본의 하천이 수달이 정착할 여건과 거리가 멀기 때문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1971년 밀렵으로 마지막 한 쌍의 황새 수컷이 죽고 94년 암컷까지 죽자 우리나라에 텃새로 깃들었던 황새는 사라졌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황새생태연구원은 96년 러시아에서 도입한 황새를 150여 마리까지 증식했다. 올 9월부터 충남 예산군의 농촌에 조심스레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제까지 20년 가까운 준비를 한 것이다.



황새 복원에 필요한 예산과 연구보다 중요한 일은 풀어 놓을 장소의 준비였다. 농약과 화학비료 없는 농업으로 먹잇감을 먼저 복원해야했지만 무엇보다 지역 농민들의 호응이 필요했다. 황새와 공존할 지역의 농산물 판매를 적극 후원하며 주민 동의를 구한 연구진은 황새가 예산군에 머물 것으로 예단하지 않는다. 일본이 복원한 황새 한 마리가 지난해 3월 우리나라를 찾아왔다. 그 황새는 현재 우리 습지로 날아온 러시아 일원의 무리와 어울리는데, 함께 떠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10년 동안 54종의 멸종위기종을 증식, 복원하겠다고 발표한 환경부는 월악산에 산양과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을 성공적으로 복원했다고 자평한다. 워낙 인적이 드문 공간에 숨어 지내는 산양의 수가 늘어난 성과는 다소 긍정적이다. 하지만 반달가슴곰은 성공을 장담하기 이르다. 등산로에서 먹을거리를 구걸하거나 양봉농가의 벌꿀을 훔치는 행위가 사라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멧돼지 덫에 희생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복원대상은 1종의 파충류와 6종의 어류, 그리고 3종의 곤충과 36종의 식물이 포함되지만 아무래도 7종의 포유류와 황새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덩치가 크고 문화와 전설이 얽혀 있기 때문일 텐데, 소백산에 풀어놓는 여우를 볼 때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먹잇감과 은신처의 완전한 확보를 전제로 풀어놓는 걸까. 민가를 기웃거리거나 덫이나 올무에 여전히 희생된다.



조릿대가 산비탈을 빽빽이 채우고 칡넝쿨이 나무 꼭대기까지 휘감는 현상은 우리 산하에 초식동물이 없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초식동물이 없는데 여우와 반달가슴곰, 그리고 시라소니의 복원이 성공할까. 국립공원조차 사분오열하는 등산로에 형형색색 이용객들이 내뿜는 소음과 화장품 냄새는 거침없는데, 풀어놓은 동물은 후대를 편안하게 이을까.



산양이 서식하는 설악산에 등산로를 없애지 않으며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행정은 반달가슴곰과 여우 풀어놓은 지역의 멧돼지 피해 농가의 민원을 외면한다. 그렇다면 덫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찾아온 겨울철새를 위협하며 촬영에 몰두하는 사진작가와 정상을 향해 등 떠밀러 오르는 형형색색의 인파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안정적 복원은 기대할 수 없다.



사냥과 하천 개발로 자국의 수달을 멸종시킨 일본은 우리를 부러워하지만 섣부른 복원은 자제한다. 생태 상황에 맞추는 선별적 복원이라도 심사숙고하며 다방면으로 충분히 준비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사라진 동물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산하에 가녀리게 남은 ‘자연의 이웃’의 터전을 위협하는 개발부터 자제해야 한다.



복원할 지역의 서식 환경과 지역 주민의 호응까지 20년 가까이 살펴온 황새복원 연구팀은 충분한 증식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유전 다양성의 확보를 위해 일본 황새와 교환을 추진한다. 개체수가 늘어도 근친교배로 유전자가 단순하면 환경변화에 약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성과주의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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