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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친박 김무성·유승민 … 어려운 처지에 압박하니 인간적 씁쓸함 왜 없겠나”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박계 지도부로부터 연일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당이 갖겠다”는 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배신만큼 슬픈 일 없다”던 박 대통령 … 주변 인사들이 전한 요즘 심경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들에 따르면 요즘 대체로 착잡한 심경이라고 한다. 특히 ‘정윤회 문건’ 파문을 겪으면서 “사실이 아닌 소문만 무성하고, 잘못된 유언비어 때문에 국정운영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답답하지 않겠느냐”고 여권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4일 “현재 정치적 입지와 견해가 다르다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모두 원조 친박 인사”라며 “그런 분들이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이해하기보다 앞장서서 압박하는 데 대해 인간적인 씁쓸함이 왜 없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두 사람은 한때 박 대통령의 오른팔과 왼팔 역할을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김 대표는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아 좌장 역할을 했고, 유 원내대표는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이었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비서실장도 지냈다.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 김 대표는 3일 밤 한 상가에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것은 교과서적인 이야기”라며 “누구를 겨냥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자신의 발언이 마치 박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부담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셈이다. 김 대표는 4일 오전 당 회의에서도 “우리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과 한 몸이라는 것을 다짐한다. 새누리당 구성원들은 힘을 모아 국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하는 박 대통령으로선 섭섭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사람들에 대한 상처가 있다. 그의 자서전(『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는 ‘돌아서는 사람들’ 편이 나온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의 얘기다. 박 대통령은 책에 “아버지 가까이 있는 사람들조차 싸늘하게 변해 가는 현실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세상 인심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도 있는 것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는 일만큼 슬픈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만큼 박 대통령으로선 시간의 흐름과 권력의 변화, 그에 따른 세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도 마음이 섭섭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해 당명도 바꾸는 등 혁신적인 조치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당내에선 상당수 의원들이 “박 위원장 덕에 배지를 달았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비박계 지도부를 택했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 의원은 “지난 총선 후 당선자 대회에서 153명 중 100명은 친박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 파문을 겪으면서 이미 억울한 심정을 표출한 일이 있다.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말 터무니없는 일로 그렇게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건, 제가 국민들께 송구스럽지만, 확인 안 된 일이 이렇게 논란이 되는 건 정말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역대 정권은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로 지지율이 가라앉았지만 박 대통령은 그런 잘못도 없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위기를 겪고 있으니 어떻게 억울한 마음이 없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다른 친박 중진은 “박 대통령의 억울한 심경은 이해가 가지만 민심의 변화나 달라진 정치 지형을 체감하지 못한 측면도 있는 만큼 이제 상황을 받아들이고 집권 3년차를 위해 다시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호·현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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