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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하루 4잔 … 심장·간 힘들어진다

디자이너 이재욱(36·서울 용산구)씨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하루 평균 대여섯 잔 마신다. 10년째 이어온 습관이다. “거리낌없이 자꾸 마시다 보니 물 대신 커피를 먹는 것 같다”며 “이 정도 안 마시면 허전하다”고 말한다. 이씨는 평소 긴장되거나 불안한 느낌을 겪는다. 밤에 잠을 잘 못 잘 때도 많다. 커피를 많이 마시기 전엔 없던 증상이다. 흡연이 커피를 부르기도 한다. 담배를 피울 때 커피를 찾게 되고 커피를 마시면 담배를 피우는 일종의 악순환이 일상화됐다. 이씨는 “과도하게 마시는 커피가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커피를 손에서 놓기 어렵다”고 말한다.



[건강한 목요일] 카페인 중독 주의보

 회사원 최우석(28·경기도 성남시)씨는 술자리가 생기면 카페인 폭탄주를 종종 만들어 먹는다. 소주와 양주에 에너지 드링크를 넣어 마시다 요즘은 새로운 방식을 즐긴다. 아메리카노를 소주와 반씩 섞어 마신다. 최씨는 ‘소메리카노’라고 부른다. 최씨는 “평소 커피를 거의 먹지 않지만 밤에 술 먹을 때는 다르다”며 “카페인 폭탄주가 건강에 안 좋을 거 같아 찜찜하지만 습관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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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처럼 카페인을 놓지 못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카페인은 커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에너지 드링크·초콜릿·콜라 등에도 들어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은 커피다. 주당 섭취 횟수를 보면 커피가 평균 12.3회로 배추김치(11.8회), 쌀밥(7회)을 제쳤다. 하루에 두 잔꼴로 커피를 마신다. 에너지 드링크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숙명여대 논문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학생 10명 중 한 명은 주 1회 이상 에너지 드링크를 복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드링크를 넣은 폭탄주 경험자가 2012년 1.7%에서 2013년 11.4%로 크게 증가했다.



 카페인 섭취가 급증하면서 카페인에 중독돼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까지 등장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188명, 2013년 226명이었다. 식약처가 제시한 성인의 카페인 1일 권장량은 400㎎(밀리그램·1000분의 1g)이다. 어린이·청소년은 체중 1㎏에 2.5㎎이다. 식약처가 2012년 커피전문점 22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톨사이즈)를 수거해 카페인 함유량을 조사했더니 평균 125㎎이었다. 하루 3.2잔을 마시면 권장량을 채운다. 브랜드별로는 카페베네가 285.2㎎으로 가장 높았다. 파스쿠찌 196㎎, 탐앤탐스 178.6㎎, 커피빈 167.7㎎, 투썸플레이스 160.7㎎, 스타벅스 149.6㎎ 등 순이었다.



 믹스커피는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권장량을 초과한다. 동서식품의 ‘카누 콜롬비아 다크로스트 아메리카노’와 ‘맥심 모카골드’는 각각 73.4㎎, 71.5㎎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드링크 15개 제품은 한 병당 평균 98.9㎎이다.



 어느 정도 커피를 마셔야 중독으로 진단할까. 미국정신의학회는 카페인을 권장량 이상으로 섭취하고 ▶수면 장애 ▶잦은 소변 ▶위장 장애 ▶안절부절 증세 ▶산만함 ▶신경과민 ▶흥분 ▶지칠 줄 모름 ▶가슴 두근거림 ▶근육 경련 ▶안면홍조 가운데 해당 항목이 다섯 가지가 넘으면 중독으로 정의한다. 의사들은 하루 1000㎎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루에 커피를 열 잔씩 먹거나 커피를 안 마시다 마실 때 ‘이제 살았다’는 느낌을 받으면 대부분 카페인 중독”이라고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 저널에 따르면 카페인 중독으로 인한 심장 이상, 심장 발작 등 심각한 증상도 보고됐다. 특히 카페인 폭탄주는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에 큰 무리를 준다고 알려져 있다. 카페인을 해독하는 기관인 간도 직격탄을 맞는다. 어린 학생의 경우 철분과 칼슘 흡수에 문제가 생겨 키가 자라지 않을 수도 있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뇌파를 검사해 보면 깊이 못 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간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속도가 다르다. 임신부와 모유 수유 중인 산모, 알레르기 질환 환자는 카페인을 더 조심해야 한다. 오범조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권장량에 매달리지 말고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뭔가 불편하고 심장이 뛰는 느낌이 들면 몸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카페인은 적정량을 섭취하면 몸에 이롭다. 미국 예일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44만7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커피가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본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 연구진도 커피를 매일 마시는 사람은 안 마시는 사람보다 뇌졸중 확률이 20%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블랙커피를 꾸준히 마시면 당뇨병 확률이 67% 줄어든다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 음료를 몰아서 먹거나 ▶술에 타 먹거나 ▶흡연하면서 마시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설탕이 많은 믹스커피보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블랙커피가 좋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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