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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취 진동하는 지역 조합장 선거 비리의 악습

충남 논산의 한 농촌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가 100여 명에게 6000만원대의 돈 봉투를 돌리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돈을 받은 사람은 50배를 토해내야 한다. 작은 마을에 무려 30억원의 과태료 폭탄이 떨어진 셈이다.

 다음 달 11일 농·수·축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혼탁·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소·고발·수사 의뢰 건수가 130건을 넘었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1328개 농협·축협·수협·산림조합의 조합장을 뽑는다. 대검찰청은 선거전담검사 전원을 투입해 엄정 대응한다고 밝혔지만 금품 살포, 후보자 매수 등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선거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수억원을 써도 당선되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억대 연봉 외에도 지역 조합의 경영·인사·채용 권한을 거머쥔다. 직원으로 뽑는 대가로 금품을 받고 자신의 전별금 명목으로 돈을 챙긴 사례도 있다. 하지만 조합장에 대한 감시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2년에 한 번 이뤄지는 중앙회의 감사 외엔 기관 감사를 받지 않는 감시의 사각지대다. 이러니 조합 경영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 많은 지역조합이 부실화된 상태다. 선거 비리는 철저하게 단속해 엄하게 처벌하면 된다. 하지만 지역조합의 구조적 비리와 부실은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이참에 협동조합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우선 지역 단위조합을 통폐합할 필요성이 있다. 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농·식품 수출 세계 2위다. 면적이 남한의 절반밖에 안 되는 나라가 농업 강국이 된 비결은 협동조합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그리너리 농협은 과일·채소조합 9곳을 합병해 유럽 최대 청과 도매회사로 성장했다. 오렌지 주스로 유명한 미국 선키스트도 협동조합이다. 마케팅·홍보 등 경영을 전문화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 1만1000여 개 낙농가가 조합원으로 참여한 뉴질랜드 폰테라 그룹은 세계 우유 제품 시장 점유율 1위 다. 이들 조합의 성공 요인은 업종별로 통합해 전문화를 꾀한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우리 농·축·수산업은 치열한 국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살아남으려면 뭉쳐야 하는데 직선제로 조합장을 선출하는 지역조합이 통폐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조합장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과 다르다. 조합장은 기업 CEO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2008년 농협 조합장을 비상임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우리 농·축·수산업의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조합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안을 다시 고려해 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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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