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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0세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가 처음으로 600만 명을 돌파했다. 중국 관광객들로 가득 찬 관광버스가 유명 관광지에 즐비하게 서 있고, 한 손에 작은 깃발을 들고 수십 명의 중국 관광객을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들의 모습이 이젠 너무나 익숙하다. 쇼핑 관광을 온 중국인들의 통 큰 싹쓸이 소비 행태도 심심찮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인들을 상대로 한 관광산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특성을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한류에 이끌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은 주로 ‘바링허우(80後), 주링허우(90後)’로 불리는 ‘3.0세대’다. 바링허우는 1980년대에, 주링허우는 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16~35세의 젊은 층을 일컫는다. 이들을 3.0세대로 부르는 이유는 이전 관광객들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0세대가 명품족, 2.0세대가 단체 저가 여행족이라면 3.0세대는 자유여행족이다.

중국인들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은 개혁·개방을 분기점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정부의 ‘1가구 1자녀’ 정책 하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개혁·개방 이전 세대에 비해 물질적 풍요로움을 향유하던 이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철학을 흡수해 자신만의 ‘다원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여행은 생활의 일부다. 또 바링허우·주링허우는 기성세대와 달리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기에 주저함이 없다. 이에 따라 그룹 투어보다는 자유로운 배낭여행을,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전통적인 명품보다는 자신을 개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을 선호한다. 이들의 특성과 감성을 잘 파악해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 브랜드가 바로 ‘추청(褚橙)’이다.

추청은 현재 중국 전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과일 브랜드다. 감성 마케팅을 앞세워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를 집중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이는 추청의 최고경영자(CEO)인 추스젠(褚時健)의 드라마틱한 삶과도 연관이 있다. 그는 한때 아시아에서 가장 큰 담배 회사의 CEO였다. ‘중국 우수 기업가’ ‘중국 개혁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96년 횡령죄로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복역 중 당뇨병이 악화돼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몸과 마음이 모두 병든 그는 자신의 고향인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으로 돌아가 오렌지 재배를 시작했다. 그때 그의 나이 75세였다. 결실을 보려면 최소 5년을 투자해야 하는 오렌지 재배에 매달린 그는 한때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추청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고 추스젠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추청의 오렌지 박스에는 이런 문구가 선명하게 인쇄돼 있다. ‘우리 삶에는 언제나 기복이 있지만, 우리의 정신은 결코 멈추지 않고 영원히 계승된다.’ 포기하지 않고 인생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추스젠의 정신은 젊은 세대에 큰 희망과 감명을 줬으며, 이는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감성 마케팅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우는 바링허우·주링허우 세대는 겸양을 미덕으로 삼았던 기성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중국 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도 많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할 것 같다.



천리 중국 선양(瀋陽)에서 태어나 선양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중국 고객 마케팅 및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 관련 자문과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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