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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질주 린치의 발이냐, 컴퓨터 패스 브래디의 팔이냐

발’이냐 ‘팔’이냐.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수퍼보울이 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올해 수퍼보울에서는 내셔널콘퍼런스(NFC)의 시애틀 시호크스와 아메리칸콘퍼런스(AFC)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맞붙는다.

 지난해 수퍼보울 우승팀 시애틀은 러닝백 마숀 린치(29)의 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100m를 10초94에 주파하는 린치는 ‘야수(beast mode)’라는 별명답게 빠른 발을 앞세운 폭발적인 질주로 상대 수비라인을 농락한다. 올 시즌에 1306야드(리그 4위)를 달려 13개의 러싱터치다운(1위)을 성공시켰다.

 시애틀은 초반 부진을 딛고 시즌 막판 10경기에서 9승을 거두며 질주했다. 수퍼보울 진출이 걸린 내셔널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그린베이 패커스를 28-22로 꺾었다. 시애틀의 진짜 힘은 강한 수비에서 나온다. 정규 시즌에선 NFL 32팀 가운데 경기당 평균실점(15.9점)이 가장 낮았다. 시즌 막판 5경기에서 시애틀 수비진은 터치다운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짠물 수비를 펼쳤다. 리처드 셔먼(27)이 이끄는 코너백(상대 전진 패스를 가로채는 수비수)과 세이프티(상대 돌파를 저지하는 수비수)는 ‘폭발 부대(legion of boom)’라고 불린다.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2001·2003·2004년)를 들어올린 뉴잉글랜드의 운명은 쿼터백 톰 브래디(38)의 팔에 달렸다. 쿼터백은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사령관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패스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한다. 브래디는 정교한 패싱과 경기의 흐름을 꿰뚫는 능력이 탁월하다. 2009년 톱 모델 지젤 번천(35)과의 결혼은 큰 화제가 됐다. 잘생긴 외모, 하위 지명(199순위)을 받고 최고 스타가 된 스토리, 강한 리더십과 승부사 기질 등 미국인들이 열광할 요소를 두루 갖췄다.

 그러나 브래디는 이번 빅매치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담을 안고 있다. 뉴잉글랜드가 지난 19일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의 AFC챔피언십에서 의도적으로 바람을 뺀 공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뉴잉글랜드가 과거 경기에서도 바람을 뺀 공을 썼다는 말도 들린다. 현지 언론에선 ‘디플레이트(deflate·바람을 빼다)’라는 단어를 변형해 ‘디플레이트게이트’라며 파문을 확대하고 있다.

 바람이 빠진 공을 사용하면 패스를 하는 쿼터백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공을 잡고 던지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뉴잉글랜드는 브래디의 패스를 활용한 공격 전술을 주로 사용하는 팀이라 더 큰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벨리칙 감독과 브래디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NFL 사무국은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뉴잉글랜드가 사용한 12개의 공 중 11개의 공기압이 기준치보다 약 15% 부족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퍼보울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티켓 가격은 지난해보다 17%가량 올랐고, 글렌데일과 피닉스 인근 숙박업소는 대부분 예약이 찼다. 수퍼보울이 열리는 주말(수퍼선데이)에만 10만여 명이 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방송 중계 광고권 판매도 호황이다. 올해 주관 방송사인 NBC는 30초당 광고료를 450만 달러(약 48억6000만원)로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50만 달러가 올랐는데도 글로벌 기업의 광고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기아자동차만 광고를 한다. 지난해 수퍼보울 광고로 호평을 받은 현대자동차는 새 모델이 없다는 이유로 7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한다. 경기의 하이라이트인 하프타임 공연은 여가수 케이티 페리(31)가 장식한다. 경기 전 미국 국가는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OST를 부른 이디나 멘젤(44)이 맡는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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