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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稅<세>

‘稅(세)’는 곡식 벼를 의미하는 ‘禾(화)’와 바꾼다는 뜻의 ‘兌(태)’가 합쳐진 말이다. 토지에 따른 세금, 즉 ‘전부(田賦)’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한자 사전 『설문(說文)』은 ‘稅, 租也’라고 했다. 두 글자를 묶어 ‘조세(租稅)’라고 쓴다.

‘稅’라는 글자가 처음 문헌에 나온 것은 공자(孔子)가 엮은 것으로 알려진 사서(史書)인 『춘추(春秋)』에서다. 『춘추』는 “노선공(魯宣公) 15년(BC 594년) 열국 중 처음으로 초세묘(初稅畝)를 시행했다”라고 쓰고 있다. 토지세 명목으로 곡물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나 지금이나 세리(稅吏)나 세금은 원성의 대상이었다. 『논어(論語)』의 일화는 이를 말해 준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산둥(山東)성 태산을 지날 때였다. 한 여인이 3개 무덤 앞에서 통곡하고 있었다. 제자 자로(子路)가 묻기를 “부인은 무슨 일이 있기에 상심이 그리 크십니까”라고 했다. 부인이 답하길 “오래 전 내 시아버지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남편도 호랑이에게 죽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들마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이번에는 공자가 물었다. “그렇다면 왜 이곳을 떠나지 않는 겁니까?” 부인이 답하길 “그래도 여기는 가혹한 정치는 없으니까요….” 공자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제자들이여 기억하라. 가혹한 정령(政令)은 호랑이보다 더 무서우니라(苛政猛于虎也).”

당시의 ‘가정(苛政·매서운 정치)’은 무거운 세금, 가혹한 법령, 잔혹한 토지 수탈 등을 일컫는 말이었다.

당(唐)시대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觀刈麥(관예맥)’이라는 시(詩)에도 가혹한 세금의 실상이 나온다.

“집안 전답은 가혹한 세금으로 모두 팔아치웠으니(家田輸税盡), 이삭이나 주워 주린 배를 채워야 한다(拾此充飢腸). 내 지금 무슨 공덕이 있기에(今我何功德) 농사일을 피할 수 있는가(曾不事農桑). 이를 생각하면 스스로 참담한 생각뿐(念此私自愧), 하루 종일 그 참담함을 잊을 수 없다(盡日不能忘).”

힘든 농사와 가혹한 세금에 고통받은 농민을 생각하며 스스로 참담함을 느끼는 지식인의 양심 고백이다. 연말정산 파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지금, 백거이의 고백이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한우덕 중국연구소장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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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