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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판을 개척하고, 있는 판을 뒤집어버린 사람들

세상에는 있는 길을 걷는 사람과 자신만의 길을 헤쳐 만드는 사람으로 나뉜다. 자신의 판을 개척하고, 있는 판을 뒤집어버린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난사람’이라 부른다.



[쎄씨 오피스] '난'사람들





하상욱

(시팔이, 잉여 송 라이터)



IT 회사에서 5년간 근무하다가 시인으로 데뷔했다. SNS를 뜨겁게 달군 ‘인터넷 시팔이’에서 두 권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잉여 송 라이터’로.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해보고 아니면 마는 거예요. 선택도 내 몫이고 책임도 내 몫이어야 기쁨도 내 몫이라고. 고로 ‘선택은 네가 해. 네 인생이니까’"







I’m

시를 팔아먹고 사는 ‘시팔이’다. <서울시 1>과 <서울시 2>를 펴냈다. 지난 10년간 시집 판매량 4위라고 한다. 2014년 대학생이 선호하는 인물·문학 부문 공동 5위라고 들었다. 훗. ‘잉여 송 라이터’이기도 하다. 남들은 싱어 송 라이터겠지만, 내겐 ‘잉여’가 정체성이고, 송 라이터니까. 경험담을 풀어내 ‘회사는 가야지 먹고는 살아야지 금요일인 줄 알았는데 오늘이 목요일이라니’란 가사의 곡 ‘회사를 가야지’와 돈 앞에서 우리 사이를 고뇌하는 곡 ‘축의금’을 발표했다.



시를 쓰게 된 계기

페이스북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재미 삼아 시를 쓰게 됐다가, 이리 흘러왔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그건 안 될 거야’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회사를 그만두고, 시를 쓴다는 것.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밌다, 별나다, 잘한다 등등 칭찬은 좀 듣고 산 것 같지만, 특별하다고 여기진 않았다.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까. 시를 쓰다가 노래를 만든다고 했을 땐, ‘작가의 본질을 잊으신 것 아닙니까’란 소리를 들었다. 나도 나의 본질을 모른다. ‘라디오 스타’에서 윤종신이 ‘초심을 잊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제 초심을 보셨어요?’라고 도리어 묻는 것처럼. 세상에 정해진 틀이란 없다고 믿는 주의다.



나만의 규칙

타인을 조롱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조롱은 지식인의 특권이라고. 똑같은 사람 위에서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 화법은 의견을 관철시키는 투사가 아니라, ‘우리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라고 위트 어린 메시지를 던지는 정도다. 또 충고에 연연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썼던 시 중에 ‘너를 믿은 내가 바보(제목: 이거 시험에 나온대 中)’가 있다. 이것과 ‘꿈을 포기 말고 도전하세요’란 말과 무엇이 다를까. 결국 판단은 내가 하고, 결과는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을.



현재의 고민

앞으로 먹고 사는 문제는 언제나 고민이다. 사람들은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으라고 조언하지만, 난 밀물이 끝나고 썰물이 왔을 때, 배가 안전하게 해안으로 도착해 있길 바란다. 언제든 내리고 싶을 때 내릴 수 있게끔.



뿌듯한 순간

엄마가 내 인생에 대해 안심했을 때.



인생의 캐치프레이즈

난 특별해, 딱 너만큼.







반할 수밖에 없는 <서울시>







눈물 나는 웃음과 감동을 주는 재치 만점의 <서울시>











최서윤

(월간잉여 편집장)



세 번의 언론 고시 낙방 후, 스스로 매거진 <월간잉여>를 발행했다. 그녀는 ‘잉여+편집장 = 잉집장’으로 불리며 수많은 ‘잉여’를 위한 글을 쓴다.



"주변의 기대를 배반하면 자유로워져요. 진심으로 공감하지도 않을 거면서, 도움줄 것도 아니면서 오지랖부리는 이들에게 엿 먹이며 살면 돼죠. 어느 정도의 ‘정신 승리’는 생존에 도움되지 않나요?"







I’m

난 격월간 잉여다. 누가 나에게 돈 주고 글 쓰라고 시키면 글을 쓴다. 그러면서 스스로는 필자들에게 돈을 주지 못하는 종이 잡지 <월간잉여>를 발행하고 있다. 이름은 <월간잉여>지만 이번 달, 반 년 만에 최신호(17호)가 나온다.



<월간잉여>의 탄생 배경

‘잉여’의 뜻은 ‘쓰고 난 나머지’다. ‘나머지’가 됐다는 것은 쓸모가 없어 안 쓰였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요 몇 년간 잉여란 주로 쓸모가 없는 행위, 존재를 지칭할 때 쓰였다. 나는 잉여라 여기는 존재를 스스로 쓸모없다고 느끼는 정서의 사람들이라 정의한다. 잉여라고 느끼기가 너무 쉬운 사회구조다. 일단 일자리가 적다.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해도 돈을 벌지만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지위, 축적되지 못하는 커리어, 흐릿한 미래 때문에 불안감이 커지고 자존감이 낮아지기 쉽다. 비교를 권하는 문화, 획일적인 행복의 잣대 등이 자존감을 깎고, 스스로를 쓸모없게 느끼도록 만든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이가 이런 사회구조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을 형성하면 제도적으로 좀 더 나은 한국 사회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좀 더 높은 최저 임금, 좀 더 짧은 노동 시간, 좀 더 많은 공공주택 등의 구조적 개선을 바란다. 그런 맥락에서 <월간잉여>가 어느 정도 공감과 위로의 장이 되길, 독자들이 사회적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730 프로젝트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면 어떨지 궁금해졌다. 멍석을 깔고 싶었지만, 나는 개털. 개털다운 방법으로 밥 한 끼 제공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는 경제적 상황이면서 나를 만나고 싶은 이들이 구글 공유 문서(goo.gl/gGOfoz)에 편한 날짜와 시간을 기입하면 나는 그 사람이 정한 시간에 그가 편한 장소로 찾아간다. 하루에 두 끼 곱하기 3백65일이 730의 정체다. 그들과 만나 대화하면서 현재 한국 사회에 대해 조망할 수 있고 사회적 의미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야심이 있었는데, 매일 외출한다는 것이 잉여로선 버겁다. 또 완성도 넘치는 글을 기대한 나에게 부족함을 느끼지만, 나를 통해 자극받았다는 사람들을 접하면 프로젝트가 꽤 의미 있음을 스스로 부여하고 있다.



뿌듯한 순간

잡지가 재밌다, 위로가 된다는 피드백을 듣는 건 언제나 기쁘다. 최근 해방 이후 지금까지 나온 잡지 1백23개를 중심으로 한국 현대문화사를 정리한 소설가 천정환 씨의 책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이 발행됐다. 그 사이 <월간잉여>도 포함돼 있다는 게 영광스러웠다.



나만의 규칙

남들이 농담처럼 생각하는 일도 실제로 시도하며 사는 편이다. 이는 나 자신과 실패에 관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철두철미하고 의지가 충만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웬만하면 망하기 쉬운 어려운 시대니까, 망하는 게 딱히 창피한 일이 아니란 것도 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갈지 방향을 찾는 것이라 믿는다. 나는 삶을 풍부하게 경험하고, 그것을 기록하며 살고 싶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시도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미션

올해 안에 17호 내기, 내년 안에 단행본 내기, 좀 더 전문적인 과정 속에서 공부해보기, 교육 현장에서 무언가 기여하기, 서사가 있는 글쓰기 등.







청춘을 위한 격한 공감과 위로







1 <월간잉여>는 2015년 트렌드 인문학 서적에 자주 등장하는 하나의 사회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2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리고, 발행까지 책임진다.











서신비·장혜진

(아모리스트 대표)



미국 보스턴 대학교에 다니던 그녀들은 휴학 후, 회사 ‘아모리스트’를 세웠다. 나를 감동시키는 단 하나의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생각으로, 1백억대 매출이란 당찬 목표로!



"과감하게 휴학을 하고 사업을 택했어요. 학업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또 그것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 아닐까요?"







We’re

아모리스트 공동 대표 서신비와 장혜진이다. 우리는 보스턴 대학 경영학과 동기로 처음 만났다. 한국으로 돌아와 둘의 공통된 이야기 주제였던 사업을 시작한 지 어언 3년 차다.



내 사업의 시작

대학 시절 내내 단짝으로 붙어 지내며 공동 관심사인 사업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 미국에서 한국의 어묵 포장마차를 프랜차이즈로 시작하면 어떨까부터, 한국에서 유명하지 않은 미국 브랜드를 유통하면 어떨지, 대박 제품은 왜 대박이 되었는지에 대한 대화는 늘 우리의 주제였다. 그러다가 매니큐어를 좋아한 멕시코 친구가 여행에 들고 온 대형 리무버 세트를 보고, 실용적인 휴대용 화장품 용기에 대한 본격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해 가을 이 아이디어로 미국 MIT 주최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계획하면서, 2012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창업사관학교 2기에 도전해 과감하게 휴학을 택했고, 개발을 시작한 지 2년 6개월 만에 정부 지원금 7천만을 종잣돈 삼아 회사 아모리스트를 세웠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대중화된 국내 보디 케어 시장과 값비싼 수입 브랜드 사이에서 천연 원료와 기능성,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운 보디 케어 브랜드 레이라니를 론칭했다. 사업 초기 단계인 현재 각고의 노력 끝에 주력 제품인 미백 라인, 휴대용 샤워 볼. 딸기 비누, 핑크 모찌 코팩까지 40여 종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판매는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지며, 그만큼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마진은 전적으로 연구에 투자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격했던 고비

학생이었다가, 명함을 파게 되었으니 직함만 대표일 뿐 사실 막막했다. 작게는 서류 작성부터 거래처와 약속을 잡고 미팅하는 것까지. 사업 경험은 없고, 모르는 것 투성이라 힘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어린 여자란 이유로 얕잡히면서 시행착오를 겪기 일쑤였다. 또 동업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그 시간이 결코 헛되고 무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이 사업을 원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위하는지 알 수 있는 탄탄한 밑걸음이 되었으니까. 우리의 방식대로 천천히, 하지만 제대로 걸으면 된다고 여겼다.



뿌듯했던 순간

지난여름 ‘웨어 화이트’라는 미백 제품을 출시했는데 24시간이 되지 않아 1차 물량이 모두 완판되어, 2개월 동안 품절 사태가 일어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외에도 유두와 사타구니를 관리하는 포인트 화이트닝 크림의 반응도 뜨겁다. SNS에서의 입소문과 수직 상승하는 판매 곡선을 보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괜히 헛바람 들지 않도록, 다들 진정하느라 혼났다.



우리의 규칙

동업을 하다 보면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틀어지는 경우가 다반사고, 또 결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함께 걷는 관계에서 무의미하게 고집부리며 감정을 낭비할 필요는 전혀 없다. 혹여 서운함이 쌓일 땐, 휴대폰 메시지가 아닌 손 편지로 마음을 건넨다.



인생의 캐치프레이즈

디즈니 영화에선 “Happily Ever After”란 명언이 나온다. 여기서 착안한 우리의 사명은 “Happily Ever After Together”다. 평생을 길게 내다보는 일이 함께 즐겁고 행복했으면 한다.







벌써부터 입소문난 대박 아이템







1 깔끔한 패키지가 돋보이는 프리미엄 대용량 보디 케어 오일.



2이 빛나는 상장은 피츠버그 국제 발명 전시회에서 받았다.



3 히트 중인 비누 시리즈. 예쁜 디자인에 힘을 줬다.











기획=박소현 쎄씨 기자, 사진=황인창(인물), 유의주(이미지) , 어시스턴트=소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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