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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 시장을 잡아라!

IT 전문가들은 2015년의 화두로 O2O(online to offline)를 꼽는다. 배달앱은 O2O가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2014년 가장 뜨거웠던 서비스로 꼽힌 배달앱 시장에 올해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배달앱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스타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지난 1월 17일 오후, 서울시 사당동에 사는 주부 박지연(40) 씨의 스마트폰에서 ‘띵동’ 소리가 났다. 문자 알림 소리다. ‘나 치킨인데, 오늘 축구하는거 알아?’라는 문자가 스마트폰에 떠 있다. 박씨가 스마트폰에 설치한 배달앱 알림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한국과 호주 전이 열린 날에 맞춘 홍보 문구인 것.

맞벌이 주부인 박씨는 아시안컵 축구대회 본방 사수하겠다고 TV 앞에서 움직일 줄 모르는 남편과 초등학생 아들에게 “그럼 오늘은 치킨으로 때운다~”고 통보했다. 토요일 저녁은 보통 온 가족이 외식하는 날이지만, 이날은 스마트폰 문자를 보고 치킨 메뉴로 결정했다.

박 씨는 “처음에 그 문구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사실 나가는 것도 귀찮고, 밥하기도 좀 어정쩡했는데 때마침 날아온 주문앱이 저녁을 해결해줬다”고 웃었다. 주문하는 것도 쉬웠다. 예전 같으면 집 곳곳에 숨어있는 배달음식 책자를 찾거나, 냉장고에 붙어 있는 쿠폰이 있어야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주문을 시킨 후에도 가격대만큼 맛이 있을지 없을지 확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박씨는 배달앱을 열고 주문한 사람들이 남겨놓은 리뷰를 참고해 가족들이 선호하는 맛있는 집을 찾았고, 클릭 몇 번만에 주문과 결제를 끝냈다.

배달앱이 요즘 뜨고 있다.1~2인 소규모 가구가 늘어나면서 배달앱 이용자도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혼자 또는 둘이 사는 가구는 음식을 조리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류한석 소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보급률과 더불어 독특한 배달음식과 야식 문화가 있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배달앱 시장이 성장 중”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2010년 4월 배달통이 처음으로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우후죽순으로 유사서비스가 등장했다. 지금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 등 3개 배달앱이 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강자도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어

일본 벤처캐피탈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는 한국의 딜리버리 마켓(배달 시장) 규모를 약 12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EU 다음으로 크다. 이중 배달앱 시장 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박상민 책임연구원은 ‘배달의 시대’ 보고서에서 “배달앱 시장이 1조원이라는 것은 배달앱이 아직 오프라인의 10%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반대로 배달 앱의 향후 성장 여력을 의미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배달앱은 2015년에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자신문이 국내 주요 벤처투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상반기 스타트업 유망 투자 분야’ 조사에서 벤처캐피탈 10곳 중 8곳이 O2O(online to offline)을 선정했다. 배달앱 서비스는 O2O의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배달앱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도 해외 벤처캐피탈의 주목을 끌고 있다. 수백억원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앱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의 매출액은 아직까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TV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들은 베우 류승룡, 박신혜, 마동성 등 인지도 높은 모델을 기용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배달앱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400억원을 포함해 그동안 총 5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위 업체인 요기요(알지피코리아)는 2010년 창업해 세계 20여 개국에 진출한 독일의 스타트업 딜리버리히어로의 한국 지사다. 그동안 딜리버리히어로는 해외 벤처캐피탈과 함께 총 255억원을 요기요에 투자했다. 3위 업체인 배달통은 지분이 가장 많았던 김상훈 대표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분의 상당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스타트업계에서는 향후 요기요와 배달통의 합병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의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배달앱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도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마켓(Gmarket)과 티켓몬스터가 대표적이다. 지마켓은 배달음식 중소업체인 ‘앤팟’과 손잡고 지마켓 앱에 배달 메뉴를 만들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소셜커머스업체인 티켓몬스터도 할인을 내세워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BBQ, 놀부 등 대형 프랜차이즈업체와 연계해 사업을 확대하겠”고 밝혔다. 배달앱 서비스의 사업 영역도 치킨, 자장면 배달을 넘어 마트·반찬·우유 등 생활편의 상품으로 취급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배달앱 시장은 해외에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에게 투자한 골드만삭스는 이미 영국의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 ‘저스트잇’(Just eat)의 기업공개를 주도했다. 미국의 ‘그럽허브’의 초기 투자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04년에 설립된 배달음식 & 테이크아웃 서비스인 그럽허브(GrubHub)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럽허브는 2013년에 경쟁업체인 심리스(Seamless)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2014년 4월에 상장했고, 2015년 1월 16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30억1500억 달러(약 3조150억원)에 달한다. 그럽허브의 하루 주문 건수는 약 17만 건에 이른다고 한다.

2001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저스트잇’(Just eat)은 세계 13개국에 진출했다. 2010년 설립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도 세계 20여 개국에 진출해 나라별 특화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8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 신나라 연구원은 “음식점 전단지의 대체품으로 출발해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가능한 플랫폼으로 거듭났다”고 배달앱 시장을 설명했다. 해외의 이같은 사례를 볼때 올 한해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은 뜨거워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최영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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