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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으로 인사하는 여성 경찰 간부





  ‘그 사사로운 일로, 정히 닦아온 마음에, 얼룩진 그림자를 보내지 말라.’



여성 경찰 간부인 서금희(52ㆍ경정) 파주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의 명함 뒷면에 새겨진 시 구절 중 한 대목이다. 명함에는 신석정 시인의 시 ‘그 마음에는’이 풍경화와 함께 인쇄돼 있다.



그는 시민을 만나 명함을 건넬 때면 낭낭한 목소리로 이 시를 낭송해 주고 인사한다.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어울리는 시를 낭송하기도 한다.



지난해 2월 대부서의 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했다. 200여 명의 경찰관이 모인 강당에서 구한말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의 기도문 가운데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시를 낭송하며 부임인사한 게 계기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강당은 시 낭송회장 같은 문학적 분위기에 젖어들었고, 시를 들은 부하 경찰들은 “감성을 자극하는 인사법이 감동적이었다”며 호응했다.



그는 여기에 착안해 곧바로 애송시를 새긴 명함을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시를 읽고 낭송하는 게 중ㆍ고교 때부터 해온 취미였기에 곧바로 경찰 업무에 접목시킬 수 있었다.



그는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찰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요량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소개했다.

게다가 지구대와 파출소 소속 230명 치안현장 일선 경찰을 거느리는 부서장의 입장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살갑게 다가가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시민경찰대와 자율방범대, 생활안전협의회 등 지역 내 협력단체와 협의 시에도 시를 낭송한 뒤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경찰과 시민 등 30명으로 시낭송 동호회를 만들어 매월 한차례 점심시간에 만나 시낭송회를 갖기도 한다.



최근엔 시 낭송가로 인증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시낭송가협회가 주관한 전국 시 낭송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시 낭송가 인증서를 받았다.



서 과장은 “앞으로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시 낭송회를 열어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시의 향기를 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을 찾는 모든 시민들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감성적인 경찰이 돼야 책임을 다하는 경찰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귀띔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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