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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학생 67명서 0명으로 … 천안 목천고의 작은 기적

천안 목천고 동아리 ‘윈드 오케스트라’는 방학 중에도 연습한다. 최인섭 교장(앞줄 가운데)은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동아리를 많이 만들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툭하면 학생들이 결석했다. ‘연간 60일 이상이면 퇴학’이라는 규정에 따라 퇴학자가 속출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337명이 학업을 그만뒀다. 2013년 한 해에만 전교생 약 600명 중 67명이 퇴학했다. 그러던 학교가 싹 바뀌었다. 지난해엔 단 한 명도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없었다.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충남 천안시의 목천고 이야기다.

'인성교육' 힘 보여준 최인섭 교장
동아리 늘리고 인성 멘토 맺어줘
등산·연주 함께하며 배려심 키워
"학교에 정 생기니 공부에도 관심"



 목천고는 천안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농촌에 있다. 통학이 불편해 진학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내 지역 고교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이 주로 왔다. 대체로 성적이 좋지 않았고, 가정불화를 겪는 학생도 상당수였다. 학생들은 결석과 지각을 밥 먹듯 했다.



 지난해 2월 이 학교에 충남교육청 인성교육담당 장학관이었던 최인섭(54) 교장이 부임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돌면 인성(仁性)과 사회성을 닦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일단 아이들이 학교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공부하라고 하기보다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등 인성을 키울 방법을 찾았다.”



 최 교장은 학기 시작과 함께 ‘누리봄 교실’을 열었다. 누리봄 교실은 충남교육청에서 붙인 대안교실의 이름이다. 누리봄 교실에서는 정규 수업 대신 바리스타·미용·네일아트 같은 직업교육을 하고 만화 그리기라든가 등산·자원봉사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하고 싶은 대로 참여하게 했다. 대상은 2013년 1년간 5일 이상 결석한 74명이었다.



 하고 싶은 것을 골라 하며 친구들과 어울리자 결석이 사라졌다. 다른 변화도 나타났다. 2학년 허지은(18)양이 대표적이다. 아버지는 병으로 누워 있고 어머니는 밤늦게까지 일하는 허양은 지난해 30일가량 결석했다. 하지만 누리봄 교실에서 요리를 배우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했다. 허양은 “학교가 재미있어지니 공부에도 관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허양은 지난 9월 누리봄 교실을 졸업하고 정규 수업을 들었다. 방과 후에도 남아 야간 자습을 했다. 1학년 때 177명 중 130등이던 성적이 지난해 2학기엔 19등으로 뛰었다. 허양은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인데 이젠 개학이 기다려진다”며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도 변했다. 결석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7명은 바리스타 같은 자격증을 땄다. 학교폭력도 줄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013년에는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35%였으나 지난해에는 22%로 13%포인트 감소했다.



 최 교장은 지역사회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지역 봉사단체인 법사랑위원 천안아산지역연합회원들에게 “학생들의 인성 멘토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회원 80명이 학생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최 교장은 누리봄 교실이 아닌, 일반 학생들을 위한 동아리 활동을 많이 만들었다. 봉사 동아리를 비롯해 오케스트라 같은 문화예술 동아리들을 열었다. 같은 목표를 이루고자 친구들과 어울려 노력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키워 보라는 의미다. 동아리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는 1학년 홍은기(17)군은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우정이 쌓이고 서로를 더 배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학지원을 받으면 늘 미달이었던 목천고는 올해 입학정원 180명에 8명이 초과지원했다. 최 교장은 “아직 누리봄 교실에 남아 있는 학생들도 학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올해부터는 누리봄 교실에서 기초학력 증진 교육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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