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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10년 허송세월한 초미세먼지 정책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꼭 10년 전인 2005년 1월 27일 중앙일보 지면엔 ‘서울 초미세먼지, 미국 기준치의 3배’라는 기사가 실렸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도 안 되는 초미세먼지(당시에는 극미세먼지라고 표현)는 굵은 미세먼지보다 훨씬 몸에 해롭다는 내용이었다.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거쳐 혈관 속으로 침투해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새해 들어 환경부는 미세먼지와 더불어 초미세먼지에 대한 오염 예보를 시작했다. 국내 공장·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것뿐 아니라 중국발(發) 스모그까지 겹치면서 시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작 측정소가 부족하다. 예보를 정확히 하려면 측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전국 초미세먼지 측정소는 현재 113곳인데 대전·광주·충남·경북에는 측정소가 한 곳도 없고, 충북·전북에도 한 곳뿐이다. 반면 서울에는 25곳, 부산에는 22곳이 있다. 게다가 국산 측정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그린 패트롤 측정기술개발사업단’을 출범하고 부랴부랴 초미세먼지 측정분석 장치 개발에 나섰다. 2018년 4월까지 정부가 54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최근 연구팀을 선정했다. 실제 보급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사업단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초미세먼지 오염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2020년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 결국 수천만원씩 하는 장비를 수입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아무리 정책을 내놔도 기술 개발이 뒤따르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힘든 셈이다.



 아주대 의대 장재연(예방의학) 교수는 “초미세먼지 문제가 갑자기 닥친 것도 아니다”며 “오염 측정을 제대로 못하니 오염 원인이나 대책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1990년대 후반 초미세먼지 기준을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초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됐지만 환경부가 10년을 허송세월했다는 것이다.



 그린 패트롤 사업단 핵심 관계자도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중국은 무섭게 따라온다”며 “자칫하면 장비를 개발해도 국산화나 수출 모두 놓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환경부는 92년부터 대규모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선진 7개국 수준을 따라잡자는 ‘G7 과제’는 물론 ‘차세대 핵심 과제’ ‘차세대 이노베이션(혁신) 사업’ 등을 진행하며 1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초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환경부가 차세대는커녕 10년 앞만 내다봤다면 이런 엇박자는 없지 않았나 싶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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