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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그때 그 동네] “완전히 깡촌이구만, 말죽 쑤는 데 어딨어”



“완전히 깡촌이구만, 말죽 쑤는 데가 어딨어?”



최근 개봉한 영화 ‘강남 1970’에 나오는 대사다. 주인공 종대(이민호)의 동료 창배가 제3한강교를 건너 강남 땅에 들어서면서 한 말이다.



말죽거리는 40여 년 전 당시 ‘서울’에 들어가기 위해 여행자들이 하룻밤 묵어가는 곳이었다. 지친 말에게는 죽을 쒀 먹여 기운을 차리게 했다.



말죽거리를 거쳐 신사 나루터나 동작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면 한남동 나루터에 닿았다. 제3한강교가 개통되기 전 한남 나루터는 한강 이남에서 올라온 각종 곡식과 야채 등이 모이는 곳이었다. 한강변 작은 마을이던 청담동의 주민들은 청담도선장을 통해 한강에서 잡은 게나 쏘가리 등을 강북 사람들에게 팔아 생활에 보태기도 했다. 여름이면 봉은사 나루터와 뚝섬을 오가던 나룻배가 피서객으로 넘쳐났다.



“영동이 명동이 될 수도 있어요.” 압구정동 배 밭과 미나리 밭에 욕심을 내는 영화 속 민 마담의 대사다. 이 말대로 현재의 압구정동은 상전벽해(桑田碧海·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한다는 뜻)를 실감할 만한 곳이 됐다. 75년 강남구라는 지명이 처음 만들어졌고, 반포동·압구정동·청담동·도곡동이 아파트 지구로 지정됐다. 특히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70년대 말부터 명품 아파트로 불렸으며 지금까지도 사회 지도층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로 꼽힌다.



“언제 삼성동 절에 가서 불공 좀 드려보세요. 부처님 공덕이 있을 테니.” “그냥 사 두세요. 모래밭이 금밭 되는 거 아닙니까.”



삼성동과 잠실 일대의 땅값이 오를 거란 의미를 담은 대사들이다. 당시 잠실은 뽕나무밭과 모래밭이 있던 곳이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잠실은 초고층 빌딩 숲이다.



삼성동 ‘테헤란로’는 중동 건설 붐이 일었던 76년 테헤란 시장이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었다. 하지만 테헤란로가 사람들의 입에 본격적으로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90년대 후반 이곳이 벤처기업의 요람이 되면서다. 95년부터 안철수연구소·네띠앙·두루넷 등 소프트웨어와 벤처기업이 많이 입주하자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이미지를 차용해 ‘테헤란 밸리’로 불리기 시작했다.



강남 도곡동에 자리한 타워팰리스 전경. 2002년 준공된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건물 내부에 수영장·골프 연습장 등을 갖췄다. [중앙포토]




2002년 준공된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열풍을 불렀다. 영화 속에서 이곳은 “오두막을 지어도 알함브라 팰리스로 바뀌는 명당”으로 묘사되고 있다. 타워팰리스는 고소득층을 위한 최고급·초현대·초대형 주거시설이었다. 연회장과 게스트룸·옥외공원이 있고, 체육시설에는 수영장·골프연습장 등을 갖춰 밖에 나갈 필요가 없는 자기완결형 주거공간으로 ‘수퍼 리치’들의 입주가 이어졌다.



신도시 개발은 강남의 테두리가 강남·서초·송파에서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주변 도시로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91년 첫 입주가 이뤄진 분당의 경우 쾌적한 환경 덕분에 한때 ‘천당 밑에 분당’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판교 등 서부지역 신도시 개발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글=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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