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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한국처럼…" 조선소 찾은 개도국 청년의 꿈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에서 유학중인 14개 개도국 공무원 17명이 22일 홍인기 카이스트 교수의 지도로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둘러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2일 오후 1시 30분쯤 버스 한 대가 대우조선해양의 거제도 옥포조선소로 들어섰다. 승객 16명은 버스 창문에 바짝 붙어 앉아 900t급 골리앗 크레인, 거대한 도크 등 조선소 시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라크·가나 등 14개국 엘리트
최첨단 산업·금융현장 돌아봐
홍인기 KAIST 교수 4년째 진행



 조선소를 방문한 승객들은 파키스탄·이라크·가나 등 아시아·아프리카 14개국에서 온 유학생. 지금은 학생 신분이지만 자기 나라에선 중앙은행·재무부 등에서 핵심 업무를 맡았던 엘리트들이다.



이들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2012년 개발도상국의 금융산업 육성을 위해 개설한 ‘개도국 금융핵심인력 양성과정’에 선발돼 현재 KAIST 금융전문대학원에서 2년 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다. 이들에게 산업현장을 보여주자는 것은 홍인기(작은 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전문대학원 교수의 아이디어다. 2012년 첫 입학생들이 들어온 후 겨울방학마다 학생들과 함께 산업시찰을 했다. 올해가 네 번째다.



 홍 교수도 한때 개발도상국 유학생이었다. 그는 “1961년 스위스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시계공장·초콜릿공장을 둘러보고 완벽하게 기계화된 설비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1978년부터 5년간 대우조선 대표이사를 지낸 터라 이날의 감회가 더 새롭다.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은 80년대 초 만들어진 드라이 도크를 견학했다. 축구경기장 8개 넓이로 6척의 배를 동시에 건조할 수 있고, 세계 최대 LNG운반선이 여기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작은 조선소에 불과하던 우리를 못 미더워하는 유럽 선주들에게 막 짓고 있던 크레인과 도크를 보여줘 수주를 따낸 적도 있다”는 홍 교수의 무용담에 학생들이 웃음 띤 얼굴로 화답한다.



 우간다 국책은행에서 일하는 안나 나키텐데(26·여)는 멀리 떠있는 LNG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가리키며 “불과 30년 만에 첨단 선박을 제조할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홍 교수와 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쯤 부산 문현동 한국거래소도 방문했다. 격탁과 손짓으로 매매를 체결하던 70년대부터 전산화된 주식거래 인프라를 갖춘 오늘날까지 증권거래소의 발전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파생상품거래운영실과 12일 개장한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운영팀도 둘러봤다. 한국거래소가 캄보디아·라오스 등에 거래소 시스템을 수출하고 있다는 설명에 학생들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에게는 인터넷·모바일 거래를 구축한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가장 큰 부러움의 대상이다.



 파키스탄 투자청에서 일하는 나딤 악타르 찬디오(38)는 “자원과 자본은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지만, 금융 기술이 부족하고 전산화 시스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국의 금융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제도·부산=박미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홍인기(75) 교수=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동양증권·대우조선·동서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1993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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