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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의 미시 세계사] 사우디 왕실의 기록들

중동 군주국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지난 23일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던 살만 빈 압둘아지즈(79) 왕세제가 뒤를 이었다. 별세한 압둘라의 이복동생이다. 사우디 왕가는 1953년 초대국왕인 압둘아지즈가 별세한 뒤 사우드(53~64)에서 파이살(64~75), 할리드(75~82), 파드(82~2005), 압둘라(2005~2015)까지 형제 상속으로 이어졌다. 2세대가 62년간 2~7대 군주를 이어간 기록이다. ‘왕자의 난’을 막으려는 장치다. 압둘아지즈는 21명의 왕비 사이에서 45명의 아들을 뒀는데 36명이 성인까지 성장했다.

새 국왕 살만은 사우디 왕조사에서 두 가지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하나는 한 왕비 아래에서 처음으로 두 명의 국왕이 나왔다는 점이다. 5대 국왕인 파드가 동복형이다. 어머니는 압둘아지즈의 제8 왕비인 하사 빈트 아메드 알수다이리(1900~69)다. 하사는 신앙심이 깊으면서도 의지가 강해 서구로 치면 테레사 수녀와 마거릿 대처를 합친 듯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성인까지 생존한 7명의 아들을 뒀는데 하나같이 뛰어나 ‘수다이리 7형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들은 오랫동안 왕실과 정국을 주도해왔다. 첫째가 파드 전 국왕인데 둘째 술탄(1928~2011)과 셋째 나예프(1933~2012)는 왕세제까지 올랐으나 계승 전 세상을 떠났다. 살만은 여섯째다.

살만을 이을 왕세제 자리는 부왕세제였던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69) 정보국장이 승계했다. 무크린은 성인까지 살아남은 압둘아지즈의 아들 중 막내다. 사우디 왕조 2세대의 마지막 왕위 계승권자다.

또 다른 기록은 사우디 왕조에서 처음으로 3세대 왕위 계승 예정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살만은 조카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55)를 차차기를 이을 부왕세질(Vice Crown Prince)에 지명했다. 압둘아지즈 손자 세대의 첫 왕위 계승권자다. 무함마드는 살만의 동복형제로 2012년 세상을 떠난 나예프 전 왕세자의 차남이다.

무함마드는 미국과 영국에서 교육받은 친서방 성향의 반테러리즘 전문가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루이스&클라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중요한 것은 85~88년 미국 중앙정보국(FBI)에서 보안 과정을 이수하고 92~94년 영국 스코틀랜드야드(경찰청)의 대테러 부대에서 훈련받은 보안·대테러 전문가라는 사실이다. 사우디의 ‘왕실 안보’를 책임지기 위해 오랫동안 길러진 인물로 평가된다.

온화한 얼굴이지만 테러와 반정부 운동에 강경 대처해온 사우디의 대표적인 매파 인물로 통한다. 실제로 99년 사우디 내무부의 보안담당 차관보를 맡으면서 이 나라의 대테러 프로그램을 주도해왔다. 2004년 차관, 2012년 장관에 각각 올랐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나 여성 인권 확대를 약속하는 등 사우디 이미지 개선에도 힘써왔다.

다른 왕족과 달리 부패와 거리가 멀고 권력을 개인적으로 남용하지 않으며 업무에만 몰두해 왔다는 평가다. 사우디에도 세대 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서서히 예고되는가. 하루 원유 생산량 969만 배럴로 전 세계의 13%를 차지하는 세계 2위 산유국 사우디의 풍향은 우리에게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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