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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無恒産 無恒心 (무항산 무항심)

‘13월의 보너스’가 ‘13월의 울화통’이 돼버렸다. 연말정산 이야기다. 말로는 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월급쟁이 주머니를 터는 ‘증세(增稅)’ 꼼수에 다름 아니다. 입으로는 ‘경제가 중요하다’ 외치면서도 실제론 경제를 위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를 게 이번 정부다. 아비는 퇴직의 출구로 밀려나고 있는데 자식은 취직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 주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장밋빛 통일 담론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려는 건.

그보다는 맹자(孟子)의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 가르침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는 게 나을 것 같다. 맹자는 작은 나라 등(騰)의 문공(文公)으로부터 정치의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백성이 세상을 사는 방법은 경제력을 갖춘 사람은 바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일정한 생업이 없는 사람은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습니다. 진실로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부정하고 허황되어 모든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들이 죄를 범한 이후에 법으로 그들을 처벌하는 것은 곧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찌 어진 사람이 왕위에 있으면서 백성에게 죄를 주려고 그물질 할 수 있겠습니까? (民之爲道也 有恒産者 有恒心 無恒産者 無恒心. 苟無恒心 放?邪侈 無不爲已. 及陷乎罪 然後從而刑之 是罔民也. 焉有仁人在位 罔民而可爲也?)” 당시 맹자가 말한 항산(恒産)은 집과 논밭 정도를 뜻한다.

맹자는 제(濟)의 선왕(宣王)에게도 백성이 일정한 생업을 갖지 못하면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는(無恒産 無恒心) 도리를 설명하면서 “지금은 백성의 생산이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에 모자라 풍년을 맞아서도 일생을 고생하고 흉년이 들면 죽음을 면치 못하니 이래서는 죽는 것을 구제하기도 힘이 모자랄 판인데 어느 겨를에 예의를 차리겠습니까?(今也制民之産 仰不足以事父母 俯不足以畜妻子 樂歲終身苦 凶年不免於死亡 此惟救死而恐不贍, 奚暇治禮義哉?)”고 반문한다.

자고로 창고가 찬 후에야 예절을 안다(倉庫實則知禮節)고 했다. 소위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식 교육에 자신의 노후 비용을 모두 쓴 386 세대의 처지가 그렇다. 이들이 자칫 거리로 나설까 두렵다.

유상철 중국전문기자 sc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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