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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RO는 제보자 추측" 헌재 "이석기가 회합 수장"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내란음모’사건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다. 수형번호를 단 이 전 의원이 피고인석으로 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장(首長)인 이석기 주도하에 전쟁 발발 시 폭력 수단을 실행하고자 회합을 개최했다.”(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



대법 "내란 실행 합의는 없었다"
헌재 "폭력 수단 실행 위해 회합"
최고 사법기관 결론 달라 파장
헌재 "정당해산과 형사소송 달라"

 “내란을 실행하겠다는 구체적 합의는 없었다.”(2015년 1월 22일 대법원)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가 22일 내란음모·내란선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53)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내란선동 혐의는 인정했지만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서는 내란을 음모한 주체가 불분명하고 내란을 실행하겠다는 구체적 합의가 없었던 점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판단은 불과 한 달 전 나온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결정과 상당 부분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은 이 전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RO(Revolution Organization·혁명조직)의 실체가 없다고 판단했다. 2013년 5월 12일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 이 전 의원을 포함해 130여 명이 모이기는 했지만 이들을 실체가 있는 조직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다고 봤다. 이 사건의 제보자 이모씨의 진술 증거가 있지만 ▶이들이 언제 RO에 가입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조직의 목적과 강령이 존재하는지 등 진술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RO에 관한 제보자 진술은 상당 부분 추측 의견에 해당한다”며 “피고인들이 조직의 구성원이라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해당 회합에서 내란에 대한 합의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음모죄로 처벌하려면 특정 범죄와 관련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한 정도를 넘어서 공격의 대상과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계획에 있어 주요 사항의 윤곽을 공유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해당 회합에서 거론된 국가기간시설을 타격하는 방안 등이 내란을 선동하는 행위로는 볼 수 있어도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운 단계로까지 나아갔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전쟁이 나면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할 수 있게 준비하라는 이 전 의원의 발언에 호응해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을 논의하기는 했지만 1회적 토론을 넘어 내란의 실행행위로 이어지는 합의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이 전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조직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했다. 결정문 126쪽에는 해당 회합의 성격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나온다. “이석기를 비롯한 내란 관련 회합 참석자들은 경기동부연합의 주요 구성원으로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하고 당시 정세를 전쟁 국면으로 인식하고 그 수장인 이석기 주도하에 전쟁 발발 시 북한에 동조해 대한민국 내 국가기간시설의 파괴, 무기제조 및 탈취, 통신교란 등 폭력 수단을 실행하고자 회합을 개최한 것이다.” 헌재는 또 내란음모가 실질적 위협이 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내란 관련 사건에서 보듯이 이 의원을 정점으로 하는 통진당 주도세력은 대한민국의 존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결정문 135쪽)



 같은 사안을 두고 양대 최고 사법기관의 판단이 엇갈림에 따라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헌재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 때’라는 정당해산 요건을 해석하는 주요 근거로 내란 관련 회합에서 나타난 이 전 의원 세력의 활동을 들었는데 대법원이 그 위험성을 높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정당을 강제로 해산해야 할 정도로 내란 관련 회합의 위협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 것”이라며 “사실관계 판단이 가장 중요했던 사건인 만큼 헌재의 결정이 다소 성급했던 것이란 지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헌재와 대법원은 판단 대상이 달랐던 만큼 충돌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 관계자는 “RO의 실체에 대해 헌재는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위헌정당을 판단하는 것과 형사소송에서 내란음모죄 성립 여부를 따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도 “헌재의 내란 관련 회합에 대한 판단은 정당의 여러 가지 위헌성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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