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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2명 몸값 시한 재깍재깍 … 아베 "힘든 싸움"

23일 오후 2시 50분(한국시간).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湯川?菜)와 고토 겐지(後藤健二)의 몸값을 요구한 시한이다. IS는 이 때까지 2억 달러(약 2180억원)를 주지 않으면 두 사람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IS 관계자는 22일 NHK와 주고받은 인터넷 메시지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은 실현시키겠다”며 “몸값 지불에 응하지 않으면 경고한 대로의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외상, 영국 외무와 회담 후
"강경대응 충고 받아" 공개해 논란
"IS, 몸값보다 선전에 무게" 관측도

 일본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힘든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모든 외교 채널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21일(현지시간)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과 함께 영국 필립 하몬드 외교장관,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과 런던에서 첫 2+2회의를 갖고 IS 관련 정보 제공을 부탁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난 후 나카타니 방위상이 “(영국으로부터) IS에 강경 대응하지 않으면 나중에 여러 문제가 나올 것이란 충고를 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와중에 IS를 자극하는 언행을 각료들이 나서서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 급파된 나카야마 야스히데(中山泰秀) 외무 부대신은 21일(현지시간)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암만 일본 대사관에 설치된 현지 대책본부는 IS 측과 직·간접적으로 인질 석방 협상을 벌이기 위한 루트를 찾고 있다.



 그러나 IS가 요구한 몸값이 엄청나 몸값을 받으려는 생각보다 자신들의 뜻을 일본과 서방에 알린 뒤 참수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72시간 내에 2억 달러를 마련하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를 주장해 세계의 주목을 끈 뒤 IS의 잔혹성을 다시 한 번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IS는 2012년 11월 시리아에서 납치한 미국 언론인 제임스 폴리의 몸값으로 1억 유로(약 1258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한 미국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폴리는 결국 지난해 8월 참수됐다. IS는 살해 장면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인터넷에 유포했다. 이를 통해 IS는 자신들의 존재를 전세계에 알렸고 유럽 등에서 IS 지원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뒀다.



 또 IS가 일본인을 인질로 잡은 것은 일본이 반 IS 전선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국 주도의 반 IS 군사 작전에 동참하지 않았으나 아베 총리가 최근 중동 순방에서 중동 안정을 위해 25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고, 이중 IS 대책자금으로 2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IS로서는 중동에서 ‘통 큰’ 지원을 자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일본을 겨냥해 경고한 것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억 달러 지원과 관련, “중동 사람들의 생활 향상을 위한 것이며 이슬람 세계 사람들을 살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국·영국 등 서방세계의 ‘IS 소탕작전’과 거리를 두면서 석방 협상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 측 메시지는 IS도 인터넷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며 한 가닥 기대를 내비쳤다. 일본 정부로서는 IS 소탕작전에 일본이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걸 IS가 깨닫고 선의로 일본인 인질 2명을 풀어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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