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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 6·29 같은 소통의 결단을 내려야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를 맞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지지율이 21일 33.2%를 기록했다. 취임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문건파동에서 드러난 청와대 난맥상, 신년 기자회견에서 확인된 소통 부족에다 연말정산 소동이 겹친 것이다. 특히 연말정산 사건에서 정부는 부실했고, 당정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새해 업무보고에서 통일부는 장밋빛 그림만 그렸고 국방부는 ‘창조국방’이라는 이상한 용어를 내놓았다. 정부가 대통령의 입맛만 맞춘다는 의구심을 많은 국민이 가졌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3년차에 진입했다. 3~4년차에 정권의 성공여부가 정해진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안보·경제·구조개혁이라는 파도를 헤쳐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시점에 지지율 하락으로 국정 동력을 상실할지 모를 위기를 맞았다. 배가 더 기울기 전에 박근혜 정권은 복원력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잔챙이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1987년 전두환·노태우의 6·29선언 같은 대(大)전환이 있어야 한다.



 현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대통령이 잘 모른다는 것이다. 문제를 알아도 길이 먼데, 모른다면 정말 위험하다. 대통령은 참모·내각·정치권 그리고 사회로부터 정신적·물리적으로 멀어져 있는 것 같다. 우선 공간이 그렇다. 대통령은 구중궁궐 같은 본관에서 측근 부속비서관 2명만 데리고 집무한다. ‘고독한 여왕’이다. 대통령은 그러다가 역시 텅 비어서 썰렁한 관저로 퇴근한다. 비서실장·수석·비서관들이 근무하는 비서실은 대통령 집무실과 500m나 떨어져 있다.



 미국 백악관, 영국 총리관저, 독일 연방청사는 모두 통합·소통형이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국정을 논한다. 불통이 끼어들려야 끼어들 수가 없다. 세계는 통합으로 치닫는데 한국은 자꾸 쪼갠다. 행정부도 나눠서 멀리 보내더니 대통령과 참모들은 ‘각방 부부’ 같다. 그런 구조에서 대면보고가 어떻게 쉽게 되겠는가. 대통령은 핵심 참모들과 가까이에 위치해야 한다. 그러면 ‘세월호 7시간’ 같은 사건은 없었을 것이다.



 인물의 쇄신도 중요하다.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국민의 간극을 줄이는 소통형이어야 한다. 비서실장 등 핵심참모와 대통령이 섞이면서 북한·통일·경제·인사를 편하게 논해야 한다. 인적 쇄신에서는 새로 생기는 특보단이 주목된다. 특보단은 비서실·내각과 중복돼선 안 된다. 대통령에게 식견(識見)을 제공하는 개인교사, 대통령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청와대 내 야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정권 주변인사들을 위한 감투의 사랑방이 되면 개혁은 물 건너 간다.



 6·29는 권력이 국민의 소리를 들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고독지대에서 뛰쳐나와 세상과 섞여야 한다. 전화·인터넷·보고서는 유용하기는 하지만 세상 물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대통령은 세상과 밀착해야 한다. 그게 박근혜의 6·2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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