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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끄는 인조 모피 의류

화사한 분홍 빛깔의 보드라운 털옷을 입은 직장인 이수영(30)씨.“11월인가 샀는데 종종 입고다닐 때마다 예쁘다며 다들 어디서 샀느냐 물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씨의 옷은 10만원대의 인조 모피 점퍼다. 패션 용어로는 ‘포 퍼(faux fur)’라고 불리며 올 겨울 큰 인기를 끈 의류다. ‘포(faux)’는 프랑스어로 ‘모조(模造)’라는 뜻으로 영어권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인조 모피는 흔히 ‘페이크 퍼(fake fur)’라고도 불린다. 수백만, 수천만 원대의 진짜 모피 의류와 거의 비슷한 요즘 인조 모피에 대해 알아봤다.



값싸고 관리 쉽고 컬러풀 ‘일석삼조’

다양한 색깔ㆍ느낌의 인조 모피를 활용한 의상이 2014~2015 가을ㆍ겨울용 패션쇼 여러 군데서 나왔다. 프랑스 브랜드 ‘발망’(왼쪽)과 벨기에 디자이너 브랜드 ‘드리스반노튼’ [사진 각 브랜드]




1994년,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던 슈퍼 모델 5인이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었다. 케이트 모스(Kate Moss),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 크리스티 털링턴(Christy Turlington), 신디 크로퍼드(Cindy Crawford), 엘 맥퍼슨(Elle McPherson) 등 당대 패션계를 대표하는 미녀 5명이다. 이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 위에 적힌 글귀는 이랬다. ‘모피 옷을 입느니 차라리 벗고 다니겠다(We’d rather go naked than wear fur).’



털 달린 동물의 가죽을 벗겨 몸을 덮은 건 약 30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종의 원시 의류가 모피였던 셈이다. 털옷의 역사가 인류의 그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증거다. 한데 유명 여성 모델들은 과감하게 옷을 벗어 던지고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모피 옷에 대한 대중의 윤리적 반감을 드러낸 시위였다. 모피 의류에 쓰이는 질 좋은 가죽 대부분은 식용보다 모피 자체를 얻기 위해 동물을 희생해야 얻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적극적인 동물보호론자들은 모피 의류 패션쇼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 일쑤였고 슈퍼모델들은 전라(全裸)로 항의 표시를 했다.





인조 모피 vs 천연 모피



스웨덴 브랜드 ‘H&M’ [사진 각 브랜드]
올 겨울 인조 모피 의류의 인기는 모피 반대론자들이 20여 년에 걸쳐 노력한 성과라고도 볼 수 있다. 꾸준한 캠페인 덕분에 일부 디자이너는 천연 모피를 쓰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기도 하며 이런 흐름을 이어갔다. 2013년 초 미국 뉴욕에서 패션쇼를 연‘타미힐피거’, 프랑스 파리의 ‘드리스반노튼’등 유명 브랜드에서도 인조 모피로 만든 옷을 선보였다. 유행은 이어져 올 겨울엔 이들 유명 브랜드를 비롯, ‘포에버21’, ‘H&M’, ‘자라’ 등 대중 브랜드에서도 인조 모피 패션을 선보였다. 영국 브랜드 ‘폴스미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미스지콜렉션’ ‘스티브J&요니P’등에 인조 모피를 공급하는 ‘경원’의 마경민 과장은 “요즘 인조 모피는 기술력이 좋아져 진짜 모피와 거의 유사하다.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또 진짜 모피는 털 염색과 옷 제작에 제한이 많은데 비해 인조 모피는 거의 제약이 없어 점점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 과장은 “특히 털 색깔을 형광 빛 등으로 다양하고 화려하게 만드는 게 요즘 추세인데, 인조 모피는 디자이너가 원하는 색상을 거의 모두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모피는 이게 매우 어렵거나 공정이 복잡해 단가가 매우 비싸지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렴한 가격, 관리의 용이성 등 장점 덕분에 인조 모피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한편에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조 모피 옷이 ‘지구 환경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다. 고급 모피 수입·제작·유통 업체인 ‘퓨어리’ 이유형 대표는 “대개 아크릴 소재로 만드는 인조 모피는 생(生)분해 과정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수백 년이 걸린다”며 “동물을 보호할 순 있겠지만 환경 오염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진짜 모피는 6개월~1년이면 생분해된다. 또 국제모피유통연합(IFTF)에 따르면 인조 모피를 제작하는 과정엔 석탄·석유 등 재생 불능(non-renewable) 에너지가 진짜 모피보다 3배 이상 많이 든다.



두 진영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진짜, 가짜를 가릴 것 없이 모피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014~2015 겨울용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주요 패션쇼에서 500개 이상의 디자이너·브랜드가 모피 옷을 내놨다. 동물을 보호하든, 지구를 살리든 간에 한번 산 모피 옷은 오래 입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유형 대표는 “올 겨울, 좀 때문에 진짜 모피 옷을 망쳤다는 손님들이 많다”며 “방충제·모피 냄새가 섞여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좀약을 안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무향 방충제를 써야 한다”고 권했다. 이 대표는 또 “고급 거위털·오리털 외투의 모자 둘레에 천연 모피가 많이 쓰이는데 이 부분은 가급적 세탁을 하지 말고 패딩 부분만 손으로 물세탁 하라”고도 했다.



그는 “옷장에 제습제를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제습제와 모피 옷은 상극이다. 털이 붙어 있는 가죽이 마르면 천연 모피라 해도 마치 탈모처럼 털이 쉽게 빠지기 때문에 모피를 제습제 곁에 두는 것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인조 모피에 대해 ’경원‘의 마 과장은 “세탁소에 ’드라이 크리닝‘을 맡기면 된다”며 “천연 모피보단 관리가 덜 까다롭지만 열과 물에 약한 것은 마찬가지이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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