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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남편은 더덕영양밥, 코피 잘 나는 아이는 연근 닭찜국

박종숙 전통요리연구가
겨울철 식물의 영양은 뿌리에 있다. 겨우내 영양분을 뿌리 속에 응축해 두고 있다가, 그 강인한 생명력으로 봄이면 새싹을 밀어 올린다.



뿌리 채소로 만드는 겨울 보양식

이런 뿌리의 영양분을 담은 요리는 같은 영양식이라 할지라도 겨울철 잃어버린 생기와 활력을 북돋아주는 특별한 보양식이 된다. 이를 위해 전통요리연구가인 박종숙(사진) 경기음식연구원장에게 뿌리를 이용한 겨울철 보양식 만드는 법을 배워봤다. 재료의 영양분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손질법과 조리법도 알아봤다.





더덕영양밥



더덕영양밥과 양념장. 더덕의 맛과 영양, 향을 살리려면 뜸을 들일 즈음에 더덕을 넣는 것이 좋다.


영양밥은 흔하게 먹는 보양식 중 하나지만 여기에 더덕을 더하면 그 향기만으로도 원기가 회복되는 기분이 든다. 더덕의 향을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더덕을 껍질째 구입해 요리하기 직전에 손질하는 게 좋다. 박종숙 경기음식연구원장은 “더덕 껍질에 묻은 흙을 잘 씻은 뒤 끓는 물을 살짝 끼얹으면 진이 덜 나와 껍질을 손질하기 좋다”고 조언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렇게 더덕에서 나오는 진이 양의 젖과 같다고 해서 더덕을 양유(羊乳)라 부르며 한약재로 썼다. 심장과 폐를 맑게 하고 당뇨를 멎게 하며 어린이가 입안이 헤졌을 때 치료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한신희 박사는 “더덕은 혈청성분에 들어가 있는 지방성분을 감소시키고, 항산화 효과와 항바이러스, 항알레르기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더덕을 이용해 밥을 할 때는 뜸을 들이는 즈음에 넣는 것이 좋다. 밥을 할 때 처음부터 넣으면 더덕이 물러지고 향이 달아나버리기 때문이다. 함께 넣는 재료인 전복 역시 미리 넣으면 질겨지고 비린 맛이 날 수 있어서 손질한 후 살짝 밑간해서 볶은 후 뜸 들일 때 넣어야한다.



●재료=멥쌀 1c, 찹쌀 1c, 불린 표고버섯 70g(밑간=집간장 1t·들기름 1T), 밤 5알, 대추 5알, 전복 300g(집간장 1t·들기름 1T), 북어머리육수 2c, 더덕 250g(집간장 1/2T·들기름 1T),은행 10알.



●양념장=집간장 2T, 매실청 1T, 배즙 4T, 참기름 1T, 깨소금 2T, 송송 썬 실파·양송이·데친 숙주·오이껍질 1/2c씩, 송송 썬 미나리 3T, 다진마늘 1T,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2개



●만드는 법= ① 멥쌀과 찹쌀을 씻어 건진 후 젖은 면보로 덮어 30분간 불린다. ②껍질 깐 더덕은 방망이로 밀어 굵직하게 찢고 밑간한다. 전복은 손질한 후 먹기 좋게 썰어 밑간한 뒤 살짝 볶는다. ③불린 쌀과 표고버섯을 양념한 후 볶다가 밤·대추·육수를 부어 센 불에 올린 후 뚜껑을 열고 끓인다. 끓으면 뚜껑을 덮고 불을 약하게 줄인다. ④밥물이 잦아지면 은행·더덕·전복을 넣어 10분간 뜸을 들인다. ⑤양념장을 곁들인다.





닭찜국



통도라지·더덕?우엉·연근·토란·당근·양파 등의 뿌리 채소가 듬뿍 들어간 닭찜국. 경남 반가의 보양식인 닭찜국에 뿌리 채소의 영양을 더했다.


닭찜국은 경남 반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보양식이다. 박 원장은 여기에 통도라지·더덕·우엉·연근·토란·당근·양파 등 한국인이 즐겨먹는 뿌리 음식을 넣어 영양을 더했다. 박 원장은 “연근·우엉·당근·무 등의 뿌리 채소는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사용해야 좋은 영양 성분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중 연근은 일반 식물에는 적은 비타민 B12가 포함돼 있어 조혈작용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한 박사는 “연근은 상처를 낫게 하고 지혈 작용을 하며 설사·구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철분과 탄닌 성분이 많아 점막 조직의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코피가 잘 나는 사람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또 지혈작용을 하기 때문에 폐렴, 각혈, 치질, 대변출혈 등에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토란은 끈적하고 특유의 향이 있어 사람마다 호오가 갈리는 식품이다. 한 박사는 토란에 대해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C, 식이섬유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재료=토종닭 1.5㎏(육수용 재료=양파 100g·마늘 30g·생강 10g·통후추 1t·마른고추 1개·물 2L), 닭육수 8c(양념=마늘 1T·생강즙 1t·집간장 1T·액젓 2T), 닭살 400g·수삼 70g(집간장 1T·다진마늘 1T·참기름 1/2T·생강즙 1t·흰후추가루 약간), 무200g, 통도라지100g, 더덕100g, 우엉100g, 연근100g, 토란300g, 당근 50g, 양파100g, 전복 500g, 생표고 100g, 느타리 70g, 만가닥 50g, 숙주 200g, 불린쌀 1/2c, 들깨1c, 대파1대, 미나리 50g, 청고추 3개, 붉은고추 1/2개, 팽이버섯1봉, 쑥갓 50g



●만드는 법= ①토종닭은 4등분해 데친 뒤 씻어내고, 육수용 재료를 부어 다시 끓인다. 닭살 400g을 발라내 채 썬 수삼과 양념한다. 국물은 기름을 걸러 육수를 낸다. ②우엉과 도라지·더덕은 연필 깎듯 돌려가며 썰고 연근·당근·무는 도톰하게 썬다. 전복은 살만 발라 먹기 좋게 썰고, 버섯도 먹기 좋게 찢거나 썬다. ③불린 멥쌀과 들깨 가루를 닭육수 1c를 넣어 곱게 간 뒤 거른다. ④닭육수 7c에 숙주를 살짝 데쳐내고 국물에 닭고기와 단단한 재료와 양념을 넣어 익힌다. ⑤재료가 익으면 데친 숙주와 대파·미나리·고추 등을 넣는다. ⑥거른 들깨가루를 부어 농도를 맞춘다. ⑦팽이버섯, 쑥갓을 얹고 경우에 따라 황백 지단을 올린다.





서여향병



조선시대의 고급 디저트라 할 수 있는 서여향병. 생마를 쪄서 꿀에 재운 후 찹쌀가루를 묻혀 튀기거나 지진 뒤 잣가루를 입힌 음식이다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엮은 가정살림에 관한 책인 규합총서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생마를 익게 쪄 썰어, 꿀에 잠가 잣 가늘게 썰어 묻히라. 찰가루 묻혀 지져도 좋다.’ 바로 서여향병(薯 香餠)에 관한 조리법이다. 서여향병은 마(서여)를 이용해 만든 향기로운 떡(향병)이란 의미로, 생마와 찹쌀·잣가루를 곁들인 조선시대의 고급 디저트라고 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마는 자양강장에 효과가 있어 여윈 것을 보하며, 오장을 튼튼하게 해 기력을 도와주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박사는 “마에서 나오는 끈적한 성분은 뮤신이라는 당단백질 성분으로 예로부터 전신 쇠약과 병후 쇠약에 좋은 자양강장제로 쓰였다”고 말했다. 또 비위가 약하고 입맛이 없고 피로하며 설사가 있을 때 먹으면 좋다는 기록이 있다. 이밖에 신장을 튼튼하게 하며 당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원장은 “마는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회복기 환자나 어르신들이 먹기 좋다”며 “되도록 마를 껍질째 닦아서 살짝 찐 후 조리하는 것이 영양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튀김이 번거로울 경우 찹쌀 반죽을 입혀 지져도 된다.



●재료=마 300g, 꿀 1/2c, 소금 1/3t, 찹쌀가루 1c, 튀김기름 적당량, 잣가루 1/2c



●만드는 법= ①마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 김이 오른 찜통에 7~10분 정도 찐다. ②한 김 식힌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한나절 꿀에 재운다. ③꿀맛이 밴 마에 날찹쌀가루를 묻혀 잠시 두었다가 160~170도의 기름에 튀긴다. ④마를 세워 기름기를 뺀 뒤 식기 전에 잣가루를 묻힌다.





우엉잡채



뿌리 채소인 우엉을 중심으로 만든 잡채. 잡채는 원래 나물을 생채나 숙채로 먹는 ‘잡생숙채’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잡채는 당면이 주인공에나 다름없다. 하지만 원래 잡채는 여러 가지 나물을 한데 섞어 생채 또는 숙채로 먹는 ‘잡생숙채(雜生熟菜)’에서 유래했다.박 원장은 “갖은 채소를 각각 볶아 한데 섞어야 제 맛이 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현대인에게 부족한 채소의 섭취량을 늘릴 수 있는 건강한 조리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원장은 우엉을 중심으로 한 잡채를 선보였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우엉은 염증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치통·인후염·종기 등의 치료제로 쓰인다. 한 박사는 “최근 들어 각광받는 약용식물로 급부상하는 식품이 우엉”이라며 “항산화 효과와 스트레스 완화 효과뿐 아니라 뿌리 추출물에서 성적 능력 증대 및 불임 해소 효과, 위궤양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개 우엉은 갈변을 막기 위해 껍질을 벗긴 후 채 썰어 식초물에 담가 조리하지만 껍질째 깨끗이 씻어 그대로 조리하는 게 영양가가 높다고 한다. 박 원장은 “우엉채는 들기름에 충분히 볶아야 맛이 좋다”고 조언했다.



●재료=우엉채 썬 것 300g, 들기름 2T, 홍고추 1/4개, 풋고추 3개, 소고기채 70g·불린표고버섯 70g(간장 1/2T 설탕 1t·다진파 1/2T·다진마늘 1t·후추가루 약간·깨소금 1/2T·참기름 1/2T), 불린 당면 100g(육수 1c·간장 1/2T·설탕 1/2T·참기름 1t), 조림장(간장 2T·액젓 1t·생강채 1T·배즙 1/2c·맛술 2T), 꿀 1/2T, 참기름 1/2T, 잣가루 1T, 배 1/4개



●만드는 법= ①우엉은 깨끗이 씻어 껍질째 4~5㎝길이로 채 썬 후, 달군 팬에 들기름으로 충분히 볶다가 고추채를 넣어 마저 볶는다. ②소고기와 표고버섯도 4~5㎝ 길이로 채 썰어 양념한 후 볶는다. ③당면용 양념장을 끓이다가 불린 당면을 넣어 조린다. ④볶은 팬에 조림장을 넣고 끓이다가 우엉을 넣어 은근히 조린다. ⑤간장물이 다 졸고 윤기가 나면 소고기와 표고버섯 채, 볶은 당면을 넣고 한데 볶은 후 꿀과 참기름을 둘러 마무리한다. ⑥먹기 직전에 잣가루와 배 채를 곁들인다.





돼지감자



껍질째 얇게 썰어 건조시킨 뒤 구운 돼지감자를 우려낸 차. 시중에서 판매하는 돼지감자차를 구매할 때는 두께가 얇은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돼지감자(사진)는 당뇨병 치료와 합병증 예방에 효과가 있는 이눌린이란 성분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그는 “현재 세계적으로 알려진 식품 가운데 이눌린을 15% 이상 함유하고 있는 것은 오직 돼지감자뿐”이라며 “당뇨식으로 매우 뛰어난 식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눌린은 전분과는 달리 사람의 소화 효소로 분해할 수 없고, 효소에 의해 분해된 당은 재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인 사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감미료”라고 덧붙였다. 또 이눌린은 혈당치를 낮추는 작용이 있어 췌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신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돼지감자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차를 이용한 것이다. 박 원장은 “돼지감자는 껍질째 만들어야 효능을 잘 살릴 수 있다”며 “시중에는 두껍게 썬 것을 파는 경우가 있는데 되도록 얇게 썰어야 차가 잘 우러난다”고 말했다. 돼지감자를 말린 것은 주전부리로 먹어도 맛있다.



●재료=돼지감자 1㎏



●만드는 법= ①깨끗이 씻은 돼지감자는 껍질째 물기를 닦아 얇게 슬라이스한다. ②건조기에서 물기를 말린다. ③팬에 노릇하게 덖거나 오븐에 굽는다. ④생수에 적당량 끓인다.





※용량 보는 법=t는 작은 술(5㎖), T는 큰 술(15㎖), c는 컵(200㎖)





글=김경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촬영 협조=신세계 푸드·광주요

도움말=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한신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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