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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살얼음판' 걷는 겨울축제…안전 빨간불

[앵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 문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서만도 의정부 아파트 화재, 부산 크레인 추락사 등등 인명 피해를 낳고 있는 사고가 이어지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는 느낌인데요. 요즘 각 지자체별로 겨울 축제가 열리고 있지요. 대청호에서는 얼음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얼음이 깨지고, 녹는 곳이 있어 수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신후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군 대청호 앞에 걸려 있는 현수막입니다.

내용을 보시면 얼음이 얇고, 깨진 곳이 있어 위험하다고 군청, 소방서, 경찰서, 댐관리공사까지 일제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너머를 보시면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얼음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이 경고를 무시하는 걸까요. 아니면 관할관공서가 과잉조치를 취하고 있는 걸까요.

위험성을 알리는 언론보도는 계속됐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물이 흥건한 곳도 보입니다.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발밑을 볼까요? 물이 흥건합니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데요. 이런 곳이 도처에 있습니다.

얼음의 두께를 재보니 20cm를 조금 넘었습니다.

얼음두께가 곳곳마다 달라 예측할 수 없습니다.

방금 잘라낸 얼음의 빙질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위쪽은 투명하고 밑쪽은 불투명합니다. 밑쪽이 훨씬 잘 깨지는데요.

대장님,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요?

[박병호 센터장/옥천 소방서 119 안전센터 : 네 이것은요 보시다시피 위에는 수정알처럼 맑습니다. 물속에 있는 것으로서 더 단단하게 얼었다는 증거고요. 밑에 있는 부분은 불순물이 섞여 있는 것처럼 하얗고 잘 깨집니다. 고온현상이 있다 보니까 밑에는 빙질이 약하고 속은 단단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곳에 일별 기온 통계입니다. 10일부터 행사가 시작됐는데요.

뒤쪽에 보이는 것이 낮 기온인데 줄곧 영상의 기온을 보였습니다.

물의 온도는 어떨지 한번 재볼까요? 2도 가까이 나옵니다 .

깨진 얼음판 사고는 구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확률도 높습니다.

[현재 이 지역은 수심이 깊고 얼음 두께가 얇아 매우 위험합니다.]

면사무소는 시간에 맞춰 위험을 알리는 형식적인 방송만 합니다.

[관광객 : 위험한데도 이 근처에서는 (빙어 낚시터가) 여기밖에 없으니까.]

[관광객 : 위험할 것 같아 안 오려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두껍고 괜찮은데요.]

하지만 2년 전 이곳에서 트랙터로 눈을 치우던 주민이 얼음이 깨져 숨졌고, 열흘 전 이곳에서 8km 떨어진 지점에서 얼음을 건너던 60대 남성도 숨졌습니다.

얼음이 또 깨질 수 있어 로프까지 매달고 접근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점으로부터 50m 떨어진 곳의 얼음 상태를 확인해봤는데요. 17cm 정도 나왔습니다.

얼음 두께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마을주민들은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박효서 이장/안터마을 : 현재 얼음 상태로는 아직 저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만족합니다.]

행사 주최 측은 2년 전 행사에서 한 달 남짓 7000만원의 수익을 거둬 들였습니다.

옥천군청은 애매한 답변만 늘어놓습니다.

[이진희 과장/옥천군청 안전총괄과 : 선생님도 서 있지만 이게 꺼질 것 같으면 여기 아예 들어오질 않잖아요. 본인들이 더 잘 알아요. (얼음이) 꺼지는지 안 꺼지는지.]

한국수자원공사가 이 마을에 보낸 문서입니다. 1월 24일, 내일모레까지 행사시설을 철거하라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관할기관과 행사주최 측이 기 싸움을 하는 동안 시민들의 안전은 점점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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