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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귀촌 동거남녀의 사망



벽돌로 막 지어올린 2층 전원주택. 집 거실에 40대 여성이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입에 거품을 물고 숨져 있다. 방에는 40대 남성이 엎드린 상태로 사망해 있다. 거실에는 변이 3곳에 떨어져 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없다. 사체에도 외상이 없다. 창문은 안으로 다 잠겨 있고 출입문도 마찬가지다. 독극물 병이나 흉기, 목을 조른 도구도 보이지 않는다. 자살을 확정할 수 있는 유서도 없다. 단지 새 집 냄새만 진하게 날 뿐이다.

지난 21일 경북 문경으로 귀촌한 지 이틀 만에 사체로 발견된 40대 동거남녀. 이들의 사건 현장은 이렇게 미스터리했다. 동거남녀의 사체는 인터넷을 설치하러 온 KT 직원이 처음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22일 문경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48)씨와 동거녀인 B(40)씨는 지난 19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문경으로 이사를 왔다. 지난해 8월부터 집을 짓는 등 귀촌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A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문경을 귀촌지로 선택한 것은 B씨의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주변인들이 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녀 간 다툼을 사인으로 의심했다. 그래서 이웃집을 집중 탐문했다. 시골 특성상 주변이 조용해 조금만 큰 소리가 나면 이웃들이 들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예전에 변을 집에서 보고 귀중품을 훔쳐 달아나는 절도범이 많았다는 점을 착안해 단순 강·절도범도 의심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집안에서 귀중품을 뒤진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집안에 있는 모든 음식물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독극물이 음식물에 섞여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거다. 또 사건 현장에서 새 집 냄새가 진하게 난 점을 미뤄 가스 등 화학약품 중독 여부도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김성희 문경경찰서장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정확한 사인이 무엇인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 증거가 없다"며 "일단 23일 부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검안의조차 구체적인 사인을 추정하지 못할 정도로 미스터리하다"고 말했다.

동거남녀의 사망 추정 시각은 사체 발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오후 10시쯤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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