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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만 앉는 공직 도입 … 우수공무원은 2계급 특진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행정자치부, 법무부,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 국민권익위원회, 법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8개 부처로부터 국가혁신을 주제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왼쪽부터 김수미 법제처 법제교육과장, 진옥진 의정부소방서 소방사, 박 대통령. 박종근 기자
행정자치부 산하 정부통합전산센터 김우한(60·국장급) 센터장은 2010년 8월 공직에 입문했다. 이전엔 데이콤(현 LG유플러스) 등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에서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민간에서 경험한 IT와 소프트웨어, 정보 보호 관련 기술과 경험을 국가를 위해 쓰고 싶어 공무원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현재 업무는 중앙부처 2만5000여 정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해킹이나 악성 공격으로부터 통신망을 보호하는 일이다.

 앞으로 김 센터장처럼 민간에서 공직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아질 전망이다. 인사혁신처는 21일 민간 전문가의 공직 진출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핵심 과제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현재 공무원과 민간인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를 민간에만 개방하는 ‘경력 개방형 직위’로 바꾸겠다는 방안이 핵심이다.

 기존 ‘개방형 직위’는 공직 내·외부에서 인재를 찾는 제도다. 하지만 공무원이 대부분 그 자리를 차지해 ‘무늬만 개방형’이란 지적을 받아 왔다. 실제로 중앙부처의 개방형 직위 424개 중 61개(14.3%)만 민간 출신이 맡고 있다. 새로 도입하는 ‘경력 개방형 직위’는 민간인만 지원할 수 있는 자리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경력 개방형 직위 규모는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지 않고 부처별 필요에 따라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국장급 고위 공무원 자리에 민간 전문가를 등용하는 절차도 간소화된다. 공모에서 인사 검증까지 5단계 절차를 거치는 현행 방식을 바꿔 앞으로는 민간 분야처럼 평판과 이력을 검토한 뒤 면접을 통해 바로 스카우트할 수 있게 된다. 최장 5년이라는 개방직의 임기 제한도 사라진다. 하위직에서도 경력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2017년까지 5~9급 공무원 신규 임용에 공채와 경력자 채용비율을 5대 5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인사혁신처는 탁월한 실적을 낸 공무원은 2계급 특진도 시키겠다고 보고했다.

 공직 개방 확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민간은 좋고 관료는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 때문에 민간에 공직을 개방하기만 하면 관료제가 좋아질 것이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정부 소속의 각종 위원회(총 537개)의 활동 상황을 평가해 성적이 낮은 하위 20%가량을 없애겠다고 보고했다. 이 방안이 그대로 추진되면 100개 이상의 위원회가 사라진다. 2017년부터 5급 공무원 공채시험에 10년 만에 다시 헌법 과목을 넣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안전처는 재난사고 대응을 위해 전국 어디든 육상은 30분, 해상은 한 시간 이내 특수구조대를 투입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위해 수도권과 영남권에만 있는 119특수구조대를 충청·강원·호남에도 신설하고, 남해에만 배치돼 있는 특수해양구조단도 동해와 서해에 하나씩 추가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보고 뒤 “깨진 창문 하나를 방치하면 다른 창문들도 계속 깨지게 된다. 과거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게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현영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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